더운 날씨에 입맛도 없으니 당연히 밥맛도 없을 터 산촌의 반찬이라는 게 냉장고 아니면 밭인데 .... 한 바퀴 휘~ 돌아보며 먹거리 찾는데 어디 좋고 어디 좋고의 한의학이나 성분 따위의 기준은 필요 없고 그냥 "저놈 맛있어 보인다!" 가 최고다. 지독한 봄 가뭄에 겨우 살아남은 네 포기의 호박순이 설탕물을 둘러쓴 것같이 하얗게 띠를 둘렀기에 "됐다! 오늘은 니놈이 내 반찬이다!" .... 줄기 쪽을 눈 짐작으로 삼등분해가며 꺾어 아래쪽으로 살~살~ 잡아당기면 딸려 나오는 호박잎의 근육질 굵은 실밥 같은 저 섬유질을 벗겨내고 밥 위에 찌면 엽산이니 베타카로틴이니 미네랄이니 필요 없이 쌈 된장 하나면 천하일미가 부럽잖다. 순간의 선택에 임금님 수라상이 눈 아래 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