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와 달라고 통사정을 할 때는 콧베기도 안 보이든 비가 하루 종일 천둥번개까지 모시고 와선 북 치고 장구 치며 밭고랑에 물이 흥건하도록 내렸다. 농사에 도움 되는 거라곤 뒤늦게 싹이 터 올라온 "토종 호박" 세 포기를 어제 옮겼는데 물을 주긴 했으나 걱정스러웠는데 이번 비로 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다. 동네 "분교"앞 하천에 흙탕물이 쏟아져 내려가도록 비가 많이 내렸으니 당분간 비 걱정은 안 해도 될법한데 언제 하늘이 내가 비 오란다고 오고 안 오란다고 안 온 적이 한 번도 없으니 .... 폼 보니 내일도 비가 또 오게 생겼으니 당분간 밭 일은 말짱 황!이다. 더워서 못하고 비가 와서 못한다는 "농땡이"치는 버릇 아마 세 살 때부터 배웠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