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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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주님의 넋 ....

​ ​ 모란이된 님의 옆에라도 있고싶어 작약이 되었다는 어느 공주님의 넋이라는 붉은 작약꽃 ᆢᆢ ​ 한가지 색만 있는게 안타까워 분홍 작약도 얻어다 심었건만 올해까지는 낯 가림이라도 하는지 소식도 없는데 하얀 작약까지 구해다 심고 싶은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 피었다 지는 꽃이야 계절따라 다르겠지만 유난히 정이 가는 꽃이 있다는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많고많은 사람중에도 사랑하는 사람이있듯이 ᆢ ​ 봄이면 꽃이 다시 피어나듯 우리들의 추억도 피고 또 피어나면 좋으련만 ᆢ ​​ ​

山村日記 2023.05.20

5월의 초록 능선 ....

​ ​ 왕년에 일식(日食) 집에 가면 서비스로 껍질째 나오는 "완두 콩"을 좋아해서 씨앗을 사다 심었더니 생각보다 잘 자라서 꽃도 피고 줄기가 뻗기 시작이다. ​ 저 줄기를 고춧대 같은 받침대로 유인을 해 줘야 콩 알도 실하고 병에도 강하다고 하니 일거리 하나 또 생겼다. ​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씨 뿌리고 모종 사다 심어 가꾸는 일 "몇 천 원 주고 사다 먹으면 될걸 일거리를 만든다"라는 집사람 핀잔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 ​ 하얀 꽃이 핀 저 순박함을 보는 것과 수확량과 무관하게 내 손으로 키워 내가 먹는 맛은 산촌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마음의 자유 천지가 주는 최상의 성취감이기도 하다. ​ 작은 노동이 큰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오늘이 좋다. 5월의 초록 능선을 넘어가며 .... ​

山村日記 2023.05.17

아직은 5월이니까 ....

​ ​ 연못에 갇혀 있긴 해도 저렇게 노니는 걸 보면 "붕 선생"들도 즐거운가 보다. 기온이 33도까지 천정부지로 올라 고사리 말리는데야 더없이 좋은 날씨지만 5월치고는 너무 덥다. ​ 청정한 산수(山水)를 양껏 틀어 주었으니 "도롱뇽"과 "가제"의 체취가 그대로 물에 녹아 있을 터 어쩌면 그리운 향수라도 달래고 있을지 모르겠다. ​ 작년보다는 확실히 다른 몸짓을 보니 이젠 제법 어엿한 붕어로 자란 놈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띄긴 하는데 대나무 낚싯대에 걸려 올리오는 놈들은 거의 다 잔챙이들이다. 이른바 "전차표" 붕어들 .... ​ 하긴 달빛 고요한 연못가에 앉아 고독을 껌 씹듯 낚시를 제대로 안 해봤으니 월척이 대낮에 잡힐 리는 없고 .... ​ 마음껏 헤엄치고 놀아라! 즐겨라! 아직은 5월이니까 ....

山村日記 2023.05.16

"대박이" 놈이 대박 났다 ....

​ ​ 농장 옆으로 임도(林道)가 생기고부터 오고 가는 차량이 하루에 대여섯 대에서 많게는 십여 대에 이르다 보니 차량 지나갈 때마다 목청껏 짖어가며 난리를 치는데 요놈들도 눈썰미가 있는지 자주 지나다니는 차량은 짖긴 짖는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짖는다. ​ 하긴 주인한테 차 지나가는 건 알려야 하는데 안면이 있는 차라 소리만 내고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었는지는 몰라도 드디어 그 효력이 오늘 나타났다. ​ 누가 오리고기가 20%나 함유된 고급 개 사료와 개 전용 영양식인 닭 가슴살 두 봉지를 두고 간 것이다. 개 사료는 개봉된 먹던 것이긴 했지만 .... ​ 농협 개 사료 중 제일 값싼 것만 먹든 대박이 놈이 누가 먹다 남은 것이긴 해도 저 고급 사료를 맛보게 되었으니 완전 대박 난거지 뭐 .... ..

山村日記 2023.05.01

함께 사는 법 ....

​ ​ 하얀 민들레 .... ​ 농장에 있는 민들레는 거의 다 외래종인 노란 민들레인데 그중 대여섯 포기가 토종인 하얀 민들레지만 워낙 주위 놈들이 전부 노란 놈들에게 포위당해 있어서인지 꽃 색갈이 하얀색도 아니고 노란색도 아닌 중간색이다. 아마 꿀벌이나 나비들이 꽃가루를 묻혀와서 범벅을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거의 중성이 되어가나 보다 싶어 안타까웠는데 .... ​ 부모님 산소가 있는 고사리밭에 토종인 하얀 민들레가 지천으로 꽃씨를 만들어 놓았길래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 보듯 보물처럼 챙겨와서 노란 민들레 "대 추방 작전"에 돌입했다. ​ 우선 노란색이라고 눈에 보이는 놈들은 모조리 호미로 파서 인정사정없이 추방시키고 하얀 민들레 홑씨를 금가루 뿌리듯 밭 이곳저곳에 두 번이나 뿌려 주었다. 내년 봄에 하..

山村日記 202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