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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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 ....

모처럼 봄기운에 "고로쇠 수액" 채취를 좀 해볼까? 하였더니 웬걸 비바람에 춥기만 하다. 비 맞고 난 마당 느티나무에 상처 따까리처럼 세월의 흔적이 더덕더덕 붙어있는 껍질이 안쓰럽다. 얼마나 근질근질할까? 싶어. 마음 같아선 괭이 같은 농기구로 시원하게 긁어주고 싶지만 세월의 상처인지 살아온 연륜의 훈장인지 이끼와 함께 한 가늠할 수 없는 시간 속에 내가 들어갈 염치는 없는 것 같다. 고로쇠의 꿈 며칠만 쉬었다 가란다.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山村日記 2021.02.01

고로쇠 수액채취 시작 ....

요 "고로쇠 수액" 힌 방울 얻으려고 아침부터 산에 올라 하루 종일 씨름하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고 나서 도착했는데 내일 비가 안 오면 나머지 30% 마무리해야 한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날씨 탓에 몇 모금받아 마셔 본 첫 고로쇠 물이 달콤하다. 바리바리 가지고 가야 할 부속품도 많지만 김밥이며 커피, 새참용 삶은 고구마, 보온병 물.... 꾸역꾸역 쑤셔 넣고 낑~낑~거리며 올라 간 800 고지 아직도 꽁꽁 언 계곡이지만 봄기운은 완연하다. 홀 몸 하나 산에 오르기도 벅찬데 고로쇠 수액 나오는 요맘때는 죽어도 올라가서 죽어야 한다. 1년에 딱 한 번뿐인 고로쇠 철이라서.... 해마다 믿고 찾는 단골 지인들의 기대를 몸으로 때우고 마음으로 때우는 산촌의 봄 마중 달콤한 "고로쇠 물"로 시작한다.

山村日記 2021.01.31

산촌(山村)의 겨울 ....

동태 7마리에 10,000원 3마리는 찌게용으로 다듬어 놓고 4마리는 산촌에 코 뀌었다. 도망 못 가게.... 모임이 있어 부산 집 아파트에 갔다가 오는 길에 동네 시장에서 사 온 놈들이다. 읍내 장날엔 어림도 없는 가격이다. 시골 장날이 물건값이 싸다고 하지만 수산물은 도시의 골목시장이 훨씬 싼 게 많은데 아무래도 운송비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텅 빈 산촌의 겨울.... 어떤 요리를 하든 한 마리당 소주 한 병은 기본이니 당분간 안주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어차피 잘 먹고 잘살자는 게 인생이니....

山村日記 2021.01.30

상추의 꿈 ....

좀 미안타! 어느 봄날 나 잘 먹으려고 남겨 두었든 상추.... 성난 동장군(冬將軍)의 발굽에 무참히 짓밟혀 죽었는지 살았는지 가늠조차 어렵다. 어쩌면 "아끼다 똥 됐다"는 시쳇말처럼 싱싱하고 맛있을 때 삼겹살이라도 한 점 할걸 겨울을 이겨낸 봄 상추의 그 맛을 못잊어 욕심을 부린 것이 저 참혹한 모습을 만든 게 아닐까.... 그래도 한가닥 희망의 끈 겉모습이 저렇지만 속 뿌리는 살아있지 않을까? 사람이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항상 젊은것처럼.... 그리움과 추억이 살아있는 그 뿌리(마음)에 다시 또 봄이 오면 상추의 꿈이 피어나길 기다려 본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고 했으니....

山村日記 2021.01.29

괜찮은 작은 사과 ....

동네 "밴드"에 사과를 10kg에 15,000원 20,000원, 30,000원.... 이렇게 판매한다고 올라왔길래 총알같이 가서 20,000원짜리 한 박스 사 왔다. "괜찮은 작은 사과"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얼음골 사과"까지는 아니지만 밤 낮 기온 차이가 심한 이곳이라 그런대로 맛있다는 지역 평가도 있고 우리 먹을 거다 싶어 택한 거다. 집에 가져와서 한참 정리 중인데 택배가 온다. 심심풀이용으로 시킨 "제주 감귤"이 도착한 거다. 졸지에 과일 풍년이 되고 보니 보관이 문제다. 저온창고에 보관해야 하지만 그림의 떡이고 대용 창고 삼아 군불 안 넣는 황토방에 넣었다. 어쩌면 역사와 전통이 인정하는 "석빙고"에 버금가는 훌륭한 보관 창고 일지도 모른다. 동네 과수원집 사과 팔아주고 이왕 먹는 거 좀..

山村日記 2021.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