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봄기운에 "고로쇠 수액" 채취를 좀 해볼까? 하였더니 웬걸 비바람에 춥기만 하다. 비 맞고 난 마당 느티나무에 상처 따까리처럼 세월의 흔적이 더덕더덕 붙어있는 껍질이 안쓰럽다. 얼마나 근질근질할까? 싶어. 마음 같아선 괭이 같은 농기구로 시원하게 긁어주고 싶지만 세월의 상처인지 살아온 연륜의 훈장인지 이끼와 함께 한 가늠할 수 없는 시간 속에 내가 들어갈 염치는 없는 것 같다. 고로쇠의 꿈 며칠만 쉬었다 가란다.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