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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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씨앗도 함께 뿌려 ....

​ ​ 봄이다. 갑갑한 "부직포"를 벗겨 주었더니 보약 같은 봄비를 양껏 들이킨 상추 새싹들이 눈에 띄게 쑥~쑥~ 자란다. ​ 예년 같으면 3월 하순에도 "된서리"가 한 번씩 내려 어린 새싹들을 얼어 죽게 만들곤 하여 부직포가 필수였는데 올해 날씨를 보니 이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 이것저것 씨뿌리고 심어야 할 농작물은 많아도 자꾸 바뀌는 기후에 맞춰야 하는 일이라 쉬운 건 아닌데 올해 같으면 적어도 일주일은 빨리해야 될 것 같으니.... ​ 저 어린 상추가 맛있어질 때쯤 제주도 어느 곳에선 흑돼지 한 마리가 제물이 되어 저승길 떠나겠지만 겨울을 먹고 자라는 봄의 축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 봄이다. 사랑 씨앗도 함께 뿌려 볼까나 ....

山村日記 2021.03.29

도랑치고 가제 잡고 ....

​ ​ "도라지나물 하구로 몇 뿌리 캐 오소!" ​ 며칠 후가 집사람 생일이고 내 생일도 다음 달 초순이라 멀리 있는 자식들 왔다리 갔다리하기 힘든다고 이번 주말에 "합동 생일잔치"를 하기로 했다. ​ 한우 "등심 **" 좀 사고 이제 막 올라오기 시작한 "고사리" 찜에 튀김 몇 가지, 삼색나물도 만들려니 도라지는 당연히 필수 재료가 될 수밖에.... ​ 말이 합동 생일잔치지 진짜 이유는 눈 때문에 아직 힘든 일을 못하는 나 대신에 집사람이 자식놈들 데리고 산에 오르기 위함이다. ​ 고로쇠나무에 수액 채취한다고 박아 둔 호스들도 철거하고 올라간 김에 산수(山水) 집수정도 점검할 생각으로 말하자면 "비상소집"인 거다. ​ "도랑치고 가제 잡는다"라고 했던가? 겸사 겸사로 손주들 얼굴도 보고....

山村日記 2021.03.26

"돈나물"의 영역 다툼 ....

​ ​ 밭 둑에 자리한 "돌냉이"가 해마다 자리를 넓혀 가더니 이젠 아예 나하고 영역 다툼을 하잔다. ​ "돈나물" 또는 "돌나물"로 불리기도 하지만 생체로 물김치로 생나물로 봄마다 인기가 있어도 자가소비에는 한계가 있다. ​ 때로는 왕창 걷어서 "경로당"에 가져다주면 고맙다는 인사를 듣기도 했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에도 사람이 모이질 않으니.... ​ 그렇다고 내 영역을 계속 무단 침입하는 저놈들 그냥 두고 볼 수는 없고 적당한 시기에 밭 둑에서 울타리 바깥쪽으로 강제 이주라도 시켜야겠다. 필요한 사람들이 언제라도 뜯어 갈 수 있게.... ​ 잡 티 골라내는 다듬기 작업이 조금 귀찮아서 그렇지 진정한 봄 맛을 느낄 수 있는 봄나물 중 하나다. ​

山村日記 2021.03.25

하얀 토종 민들레 ....

하얀 "토종 민들레" 꽃이 피었다. 원래 번식력이 좋은 노란 "서양 민들레"가 많아서 하얀 민들레가 귀한 편이기도 하지만 벌 , 나비들이 다니면서 노란 민들레 꽃가루를 하얀 민들레에다 수정을 해버리니 자연스레 잡종이거나 노란 민들레로 변하고 만다. 작년부터 하얀 민들레 씨앗을 자꾸 받아두고 노란 민들레 꽃은 보이는 데로 잘라버리며 토종 살리기에 힘을 쓰곤 있어도 아직은 역부족이다. 하긴 뭐 역부족인게 어디 한 두 개인가? 아픈 눈에다 떨어지는 체력, 게다가 당분간 힘쓰는 일은 삼가라는 의사의 당부.... 다행히 수술 후 서서히 물체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고 점차적으로 더 선명하게 보일 것이라는 진단이라 봄을 심고 가꾸고 하다 보면 꽃도 피고 눈도 밝아지리라 기대하며 봄 날을 보낸다. 그동안 격려해주신 모..

山村日記 2021.03.24

"코로나19" 검사 ....

​ ​ "코로나19" 검사.... 산촌에 사는 내겐 완전 남의 이야긴 줄 알았는데 오늘 "부산대 양산병원"에서 검체 체취를 했다. 콧구멍 끝까지 쑤셔 넣어가며.... ​ 눈 수술한 기존 병원에서 아무래도 대학병원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소견서를 주길래 찾아갔더니 내일 입원해서 다시 수술하자며 그러기 위해서는 코로나19 검사부터 먼저 받으란다. ​ 심장병 약을 오래 먹는 사람들에게 간혹 찾아오는 안구(眼球) 내 출혈이라며 수술해야 된다는데 안 하겠다고 거절할 이유도 없고 버틸 형편도 못된다. ​ 내가 빨리 완쾌돼서 돌아오기를 눈곱아 기다리는 우리 식구(?)들이 연못에서 저렇게 대기 중인데 아마 선조 때 율곡(栗谷) 이이가 주장한 10만 양병(養兵)보다 훨씬 더 많을 것 같다. ​ ​

山村日記 2021.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