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호두나무 9

말 못 하는 짐승이 ....

​ 올해 또 KO 패 다 20년도 넘은 호두나무에서 눈에 불을 켜고 주워 온 호두가 찌지고 볶고 해도 전부 저거다 ​ 봄에 비가 많이 내린 날씨 탓도 있지만 제일 큰 원인은 내 게으름 탓이다 나무 밑에 잡초들을 자주 제거해 주었더라면 수시로 들락거리며 호두 익는 상태를 확인 제때 수확했을 텐데 .... ​ 대박이 놈을 호두나무 밑에 묶어두었기에 떨어지는 호두를 다람쥐들이 못 까먹게 지켜줄 줄 알았던 게 패착이 되고 말았다 같은 한 통속인 줄 꿈에도 몰랐으니.... ​ 손주들에게 이게 토종 호두의 참맛이라고 큰소리칠 꿈은 사라지고 대신 대박이 놈 책임 추궁만 남았다 "이 개 xx! 밥 처먹고 이것도 못 지키고 뭐 했노?" ​ 말 못 하는 짐승이 무슨 죄가 있을까마는 ....

山村日記 202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