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말 못 하는 짐승이 ....

혜 촌 2023. 9. 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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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또 KO 패 다

20년도 넘은 호두나무에서 눈에 불을 켜고

주워 온 호두가 찌지고 볶고 해도 전부 저거다

봄에 비가 많이 내린 날씨 탓도 있지만

제일 큰 원인은 내 게으름 탓이다

나무 밑에 잡초들을 자주 제거해 주었더라면

수시로 들락거리며 호두 익는 상태를 확인

제때 수확했을 텐데 ....

대박이 놈을 호두나무 밑에 묶어두었기에

떨어지는 호두를 다람쥐들이 못 까먹게

지켜줄 줄 알았던 게 패착이 되고 말았다

같은 한 통속인 줄 꿈에도 몰랐으니....

손주들에게 이게 토종 호두의 참맛이라고

큰소리칠 꿈은 사라지고 대신 대박이 놈

책임 추궁만 남았다

"이 개 xx!

밥 처먹고 이것도 못 지키고 뭐 했노?"

말 못 하는 짐승이 무슨 죄가 있을까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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