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3/04 5

함께 사는 법 ....

​ ​ 하얀 민들레 .... ​ 농장에 있는 민들레는 거의 다 외래종인 노란 민들레인데 그중 대여섯 포기가 토종인 하얀 민들레지만 워낙 주위 놈들이 전부 노란 놈들에게 포위당해 있어서인지 꽃 색갈이 하얀색도 아니고 노란색도 아닌 중간색이다. 아마 꿀벌이나 나비들이 꽃가루를 묻혀와서 범벅을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거의 중성이 되어가나 보다 싶어 안타까웠는데 .... ​ 부모님 산소가 있는 고사리밭에 토종인 하얀 민들레가 지천으로 꽃씨를 만들어 놓았길래 문익점 선생이 목화씨 보듯 보물처럼 챙겨와서 노란 민들레 "대 추방 작전"에 돌입했다. ​ 우선 노란색이라고 눈에 보이는 놈들은 모조리 호미로 파서 인정사정없이 추방시키고 하얀 민들레 홑씨를 금가루 뿌리듯 밭 이곳저곳에 두 번이나 뿌려 주었다. 내년 봄에 하..

山村日記 2023.04.24

한 여름밤의 추억ᆢᆢ

10명이나 되는 조카들 중 네째 형 막내가 보내준 한우 선물세트다 삼촌 드시고 건강 하시라고ᆢᆢ 뭐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는 아니지만 생전 처음으로 조카한테 이런 선물을 받고보니 고마운 마음이 드는건 사실이다 찌지고 뽁고 해 봐야 6형제인데 그나마 다 돌아가시고 하나남은 삼촌인데 ᆢᆢ 하긴 뭐 삼촌이라고 조카들한테 아무것도 해 준게 없으니 대접받을 자격도 안된다만 조금만 더 기다려봐라 언젠가 로또라도 걸리는 날 있으려니 ᆢᆢ 올 봄에 씨앗 뿌려둔 푸성귀 차고 넘칠 때 조카놈들 전부 초대해서 한 여름밤의 추억이나 만들어 줘야겠다 역시 한우는 맛있다

山村日記 2023.04.16

두릅도 자급자족 해야 ....

​ ​ 봄의 대표적인 산채(山菜)인 두릅이 최소한 이 정도는 자라야 제맛을 낼뿐더러 두릅나무의 성장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텐데 ​ 아무리 먼저 보면 임자라지만 손가락 한마디 만 한걸 먼저 꺾어 가겠다고 임도(林道)를 따라 하루에 수십 대의 외지 차량들이 다니는 걸 보면 참 안타깝다. 우리 밭둑의 두릅은 이제야 저 모습인데 .... ​ 산불 때문에 임도를 만드는 데 동의는 하였으나 진입 차단기 열쇠가 부서진 체 방치된 임도로 외지 차량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며 두릅을 따 가는 바람에 동네 사람은 고사하고 나조차도 우리 밭둑 꺼 아니면 맛도 못 볼 지경이니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다. 동네 사람들도 임도 때문에 두릅 구경도 못하겠다고 아우성이고 .... ​ 산촌에 살면서도 두릅마저 자급자족해야 할 형편이 나만의 ..

山村日記 2023.04.11

봄 날은 오고 또 가고 ....

​ 상추 새싹들이 삼겹살 깔판이 되겠다고 앞다투어 키 자랑을 하고있는데 ᆢ ​ 오른쪽 아래 부분과 윗 부분에 조금 시커먼 곳은 작년 가을에 봄 상추보다 조금 일찍 먹겠다고 가을 상추를 그대로 키운 곳인데 저 모양이다 ​ 일찍 먹기는 커녕 아예 말라 비틀어진 상추 시래기가 흉칙스런 미이라가 되어있다 ​ 예년에는 겨울 잘 나고 봄상추 보다 더 일찍 싱싱하게 살아나 입맛을 돋구었지만 지난 겨울의 지독한 가뭄으로 저렇게 된것 같다 ​ 상추 한 두포기 먹어도 그만 안먹어도그만이지만 갈수록 메말라가는 기후가 걱정스럽다 이러다가 얼마 안가서 제주도 마냥 감귤나무를 키워야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 이렇게 봄 날은 오고 또 가겠지만 ᆢ

山村日記 2023.04.10

향수(鄕愁) ....

​ ​ 향수(鄕愁) .... 책에서야 "사물이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하지만 개울에서 "반도 그물"들고 돌 뒤져가며 송사리 잡는 저 모습 모두가 가슴에 품고 있는 향수가 아닐까? 싶다. ​ 농장 아래 개울에서 와!~ 와!~ 소리가 나길래 내다보니 누군지는 알 수 없는 세 사람이 고기를 잡고 있다. 한 사람은 물통 들고 또 한 사람은 그물 들고 나머지 한 사람은 여기저기 돌 들썩이며 고기 몰고 .... ​ 함성이 여기까지 들릴 정도였으니 그물 안에 한꺼번에 고기가 몇 마리 들어왔나 보다. 얼마나 신이 났을까?.... ​ 언젠가 어린 시절에 이 동네에서 살았다가 출향한 누구 집 아들이거나 그 시절 향수에 젖어 천렵을 즐기러 온 도시민 일 테지만 저 풍경 하나만으로도 우리 동네 자연이 아직도 살아있음을 ..

山村日記 2023.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