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3/05 6

기후변화 탓이면 ....

​ ​ 요즘이 고사리 수확이 한창일 때라 내 허리가 최신 폴드 폰 보다 더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 ​ 아! 요놈이 발밑에 앉아서 사진 좀 찍어달라고 폼을 딱! 잡는데 보니 낯선 놈이다. 지금까지는 어릴 때 뒷다리 소금구이 해 먹든 그 "억마 개구리"가 주종을 이뤘는데 .... ​ 소문으로만 듣던 "금개구리" 같기도 하지만 다리 줄무늬가 "억마 개구리 닮기도 하니 좋게 생각하면 "금개구리"고 나쁘게 보면 기후변화로 생긴 "별종 개구리"인지도 모른다. ​ 하긴 뭐 어차피 뒷다리 구이 할 형편도 아니라 고이 보내긴 했어도 찝찝하다. 기후변화 탓이면 어쩌나.... 하고.

山村日記 2023.05.25

또 하나의 그리움 ....

유월이 매실나무에서 파랗게 익어간다. 아직은 어리지만 소녀의 가슴처럼 나날이 살쪄가는 매실이 싱그러운 자연의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시끄러운 듯 요란을 떠는 뻐꾸기 노랫소리가 봄날 나른한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잊혀진 옛 고향을 떠 올릴 때쯤 갑자기 무너지는 그리움의 봇 물 .... 5월의 잔인한 유혹을 온몸으로 저항해 보지만 저 푸르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무저항의 의식이 황홀하다. 다시 스쳐가는 봄날.... 또 하나의 그리움만 쌓인다.

山村日記 2023.05.24

어느 공주님의 넋 ....

​ ​ 모란이된 님의 옆에라도 있고싶어 작약이 되었다는 어느 공주님의 넋이라는 붉은 작약꽃 ᆢᆢ ​ 한가지 색만 있는게 안타까워 분홍 작약도 얻어다 심었건만 올해까지는 낯 가림이라도 하는지 소식도 없는데 하얀 작약까지 구해다 심고 싶은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 피었다 지는 꽃이야 계절따라 다르겠지만 유난히 정이 가는 꽃이 있다는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많고많은 사람중에도 사랑하는 사람이있듯이 ᆢ ​ 봄이면 꽃이 다시 피어나듯 우리들의 추억도 피고 또 피어나면 좋으련만 ᆢ ​​ ​

山村日記 2023.05.20

5월의 초록 능선 ....

​ ​ 왕년에 일식(日食) 집에 가면 서비스로 껍질째 나오는 "완두 콩"을 좋아해서 씨앗을 사다 심었더니 생각보다 잘 자라서 꽃도 피고 줄기가 뻗기 시작이다. ​ 저 줄기를 고춧대 같은 받침대로 유인을 해 줘야 콩 알도 실하고 병에도 강하다고 하니 일거리 하나 또 생겼다. ​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씨 뿌리고 모종 사다 심어 가꾸는 일 "몇 천 원 주고 사다 먹으면 될걸 일거리를 만든다"라는 집사람 핀잔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 ​ 하얀 꽃이 핀 저 순박함을 보는 것과 수확량과 무관하게 내 손으로 키워 내가 먹는 맛은 산촌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마음의 자유 천지가 주는 최상의 성취감이기도 하다. ​ 작은 노동이 큰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오늘이 좋다. 5월의 초록 능선을 넘어가며 .... ​

山村日記 2023.05.17

아직은 5월이니까 ....

​ ​ 연못에 갇혀 있긴 해도 저렇게 노니는 걸 보면 "붕 선생"들도 즐거운가 보다. 기온이 33도까지 천정부지로 올라 고사리 말리는데야 더없이 좋은 날씨지만 5월치고는 너무 덥다. ​ 청정한 산수(山水)를 양껏 틀어 주었으니 "도롱뇽"과 "가제"의 체취가 그대로 물에 녹아 있을 터 어쩌면 그리운 향수라도 달래고 있을지 모르겠다. ​ 작년보다는 확실히 다른 몸짓을 보니 이젠 제법 어엿한 붕어로 자란 놈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띄긴 하는데 대나무 낚싯대에 걸려 올리오는 놈들은 거의 다 잔챙이들이다. 이른바 "전차표" 붕어들 .... ​ 하긴 달빛 고요한 연못가에 앉아 고독을 껌 씹듯 낚시를 제대로 안 해봤으니 월척이 대낮에 잡힐 리는 없고 .... ​ 마음껏 헤엄치고 놀아라! 즐겨라! 아직은 5월이니까 ....

山村日記 2023.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