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3/06 3

봉선화 연정 ....

​ ​ 한번 늘어난 "팬티" 고무줄처럼 우연찮게 일기 쓰는 게 게을러지더니 이젠 아예 일상처럼 무심히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내 딴에는 2백 명도 넘는 단골 블로거들이 매일 들락거리며 함께 웃고 즐기던 4천7백여 개의 글이 모인 "산촌일기"를 하루아침에 "티스토리"로 옮긴다며 블로거 친구들을 다 끊어버린 "다음"측의 잘못이라 치부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 한 내 탓 또한 있으리라 믿는다. ​ 그래도 어쩌랴 .... 보슬비만 오다가다 내리는 비 온 다음날이라 화단 밖으로 씨앗이 떨어져 제멋대로 싹이 난 "봉선화" 모종들 길 섶 축대 밑에 한 줄로 "군대 사열"시키듯 옮겨 심어주었다. 두세 포기씩 어깨동무 시켜서 .... ​ 먹을 만큼 먹었다는 내 연식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손 대면 톡!~하고..

山村日記 2023.06.21

세월 속으로 ....

전원생활의 대표적인 꿈이라면 고운님이나 지인들이 왔을 때 마당에 숯불 피워놓고 삼겹살 파티 하는 것이라 느티나무 밑에 만들어 둔 "가마솥" 화로 안이다. 멀쩡한 가마솥 밑에 바람구멍을 내고 철근으로 구이판 받침대를 만들었으니 "당신 저거 얼마짜린지 알긴 아요?".... 배 안 터질 만큼 욕 얻어먹고 행여나 님이라도 오실까? 손꼽아 기다리기 어언 7~8년도 넘어가지만 오라는 지인이나 님 대신에 저놈들이 보금자리를 차렸다. 바로 평상옆이라 앉아만 있으면 산새들이 왔다 갔다 안절부절을 못하길래 솥뚜껑을 열어보니 저놈들 육아 중이다. 천하에 사람 좋기로 소문난 "혜촌선생"인지라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살며시 뚜껑 닫아주며 "어이쿠~ 실례했소이다!".... 더불어 사는 건지 함께 사는건지 이렇게 또 하루가 흘러간다..

山村日記 2023.06.05

내 순정도 국보급이긴 ....

​ ​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라는 대중가요 가사를 믿고 산수(山水)가 내려오는 "돌확" 옆에다 앵두나무를 심었는데 .... ​ 옆에 같이 심은 "헛개나무"와 "밤나무", 또 바람막이로 심은 산죽(山竹) 대나무에 치여서 죽은 듯 살아온 앵두나무 그 열매를 첫 수확(?) 했다. 무려 20여 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 ​ 그동안 해마다 앵두가 달리긴 했어도 몇 개 맛보기조차 귀하기도 하였지만 저 정도로 잘 익은 앵두를 따 본일은 총각 때 연애 한번 해 본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굵은 씨가 좀 씹히긴 해도 달콤하면서도 약간 새콤한 앵두 맛을 알고 나니 그 옛날 총각 때 연애하든 그 느낌과 비슷하다. ​ 그래서 앵두나무는 처녀들이 많이 모이는 우물가에 심어..

山村日記 2023.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