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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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에서 ....

​ ​ 거의 20일 만에 새 노트북에 사진 올리는 방법을 배워서 산촌일기를 쓴다. 동네에서도 젊은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굳이 배우려면 배울 수 있었겠지만 그놈의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 ​ 마침 보건소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든 "오늘 건강"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최종 점검차 집에 들리길래 "여차여차는 저차 저차" 하다고 부탁하니 그냥 일사천리로 가르쳐 준다. ​ 3번의 실기지도(?)로 내 오랜 숙원이 가뿐하게 해결될 걸 그놈의 체면이 뭔지 마음고생만 했으니 .... ​ 때마침 부산의 오랜 지인이 보내준 "안동소주"도 택배로 도착했으니 이 기쁨을 맘껏 즐기라는 하늘의 계시로 여기고 한잔해야지 자고로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였겠다. ​ 엊거제 같은 가을이 벌써 그리운 겨울의 문턱에서 ....

山村日記 2023.11.15

첨단 기기와 씨름 ....

​ ​ 노트북이 두 개다. 원래 사용하던 까만 놈이 "구닥다리"라고 하얀 저놈으로 작은아들 놈이 바꿔주었는데 .... ​ 가볍고 새거라서 다 좋은데 기존 데이터는 잘 옮겼지만 "네이버"에서만 손님으로 취급 당하고 글을 올릴 수가 없다. 여러 번 연락해서 인증번호를 요청해도 오지를 않으니 미치고 팔딱 뛰며 환장하다가 혹시나 싶어 기존 노트북으로 네이버 내 정보 수정에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내 폰 번호가 아직도 011로 되어있는 게 아닌가?.... ​ 그러니 네이버에선 인증번호 보냈다 하고 내 폰에는 "가물치 코" 고 ..... ​ 겨우 내 자리로 찾아 들어가긴 했는데 이번에는 사진이 죽으라고 안 올라가서 또 까만 놈 신세를 져서 사진은 올렸는데 기계와 기술은 점점 발전하는데 내 능력과 지식은 "천날 만날..

山村日記 2023.10.28

자화상 (自畵像) ....

사과나무 세 그루 중 no 2. 다. 정규 과수원에서 퇴출(?)되는 놈 들 몇 놈을 옮겨 와 맨땅에 "헤딩"하듯 밭 두렁에 심은지도 어언 10여 년.... 1년에 열 번이 넘게 약치고 영양제 주고 챙겨주지는 못했지만 명색이 그래도 사과나무에 자연산 유기농(?) 사과 꼬라지가 지하철 노숙인 보다 더 더럽고 추접한 저 모양이다. 하긴 나무를 옮겨만 왔지 제대로 관리 못해 준 내 탓이니 어쩌면 저놈들에게서 내 "자화상"을 보는지도 모른다. 평생을 비정규 코스로만 살아왔으니.... 현실을 자각하고 아무리 때 빼고 광 내 본들 낙엽 지는 가을 날씨나 이미 겨울에 접어든 내 인생 세상에서 이런 사과도 사과로 불러줄까?....

山村日記 2023.10.14

달콤한 추억들 ....

​ ​ 벌써 서리가 내린다는 "한로"도 지나가고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감나무엔 빨갛게 익어가는 예비 홍시들이 가을을 예쁘게 물들이고 있다. ​ 가뜩이나 좁은 산촌이라 어느 집에 "숟가락" 몽둥이가 몇 개 인지까지 바싹한데 우리 집 감이 익어가는 게 소문이 안 날 리가 없다. ​ "해촌 선생" 집에 단감은 벌써 다 익었고 땡감도 벌써 물컹해지며 맛 들기 시작이더라".... 나 만 모르는 이 소문이 언제 돌았는지 온 산 왼갖 산새들의 파티장(?)이 돼 버렸다. ​ 남의 족보까지 내가 일일이 까발릴 순 없는 일이라 점잖게 넘어가긴 하지만 새라고 생긴 놈들은 전부 감나무에 올라타고 단맛에 푹~ 빠져있다. 저놈들도 "탕후루"의 단맛 열풍을 아는 걸까?.... ​ 가을 .... 그 달콤한 추억이 그리워진다. ..

山村日記 2023.10.09

말 못 하는 짐승이 ....

​ 올해 또 KO 패 다 20년도 넘은 호두나무에서 눈에 불을 켜고 주워 온 호두가 찌지고 볶고 해도 전부 저거다 ​ 봄에 비가 많이 내린 날씨 탓도 있지만 제일 큰 원인은 내 게으름 탓이다 나무 밑에 잡초들을 자주 제거해 주었더라면 수시로 들락거리며 호두 익는 상태를 확인 제때 수확했을 텐데 .... ​ 대박이 놈을 호두나무 밑에 묶어두었기에 떨어지는 호두를 다람쥐들이 못 까먹게 지켜줄 줄 알았던 게 패착이 되고 말았다 같은 한 통속인 줄 꿈에도 몰랐으니.... ​ 손주들에게 이게 토종 호두의 참맛이라고 큰소리칠 꿈은 사라지고 대신 대박이 놈 책임 추궁만 남았다 "이 개 xx! 밥 처먹고 이것도 못 지키고 뭐 했노?" ​ 말 못 하는 짐승이 무슨 죄가 있을까마는 ....

山村日記 202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