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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가 자귀나무 가지가 찢어지면서
밤나무 가지를 함께 끌어안고 쓰러지는 바람에
저 알토란 같은 내 밤이 알밤도 한번 못돼 보고
애송이로 숨을 거두었다.
지가 무슨 "논개"의 후손도 아니면서....
하기야 자귀나무 가지가 쓰러지면서 앞에 있는
원두막 위에 넘어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지만
찢어지고 쓰러진 알밤 만 한 가마니는 될 것 같다.
대봉감을 비롯한 단감에 땡감까지 태풍에 떨어진
감을 전부 주워 모으면 그 또한 알밤 보다 더 하겠지만
이걸 태풍 피해라고 신고하기도 그렇고
안 하기는 더더욱 그렇다.
어디 그뿐이랴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 보니
뒷마당 창고 지붕이 홀라당 날아가 버리고
파란 하늘이 빙긋이 웃는다.
"욕 보제?....ㅎ" 하며
마이삭과 함께 허공으로 날아 가 버린
감, 대추, 밤이야 내가 먹은거로 치면 그뿐이지만
김장배추 어린 모종들까지 뿌리째 흔들어 버려
새로 사 온 모종으로 보식(補植) 할 수밖에....
"마이삭"한테는 당했지만
"하이선"한테는 안 당해야 할 건데
죽은 제갈공명(諸葛孔明)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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