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태풍 잡고 시비할 건 아니지만....

혜 촌 2020. 9. 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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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 가지가 태풍에 맥없이 꺾인 것을 비롯해

감나무, 사과나무, 자귀나무 등 일곱 그루의 나무가

가지가 찢어지고 뿌리째 뽑히기 까지 한 태풍 "마이삭"

요 상놈의 새끼....

 

웬만해선 끄떡없는 장독 뚜껑도 4개나 날아가 깨 졌으니

오이 수세미 철망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그 정도면 그냥 "상놈의 새키" 하며 넘어갈 텐데

아 전기까지 반이나 죽여버렸으니 미치고 환장할 일이다.

농사용 전기는 오는데 일반 전기를 잡아먹었으니

집 안은 온통 칠흑 천지다.

 

두꺼비 집으로부터 시작해서 스위치라고 달린데

하나하나 풀어가며 원인을 찾아가는데

일곱 번 만에 겨우 원인을 찾았다.

마당에 걸어 둔 "대형 하트"에서 누전이 된 거다.

 

언젠가 분위기 잡는다고 "크리스마스" 트리용 전구로

대형 하트를 만들어 어쩌다 찾아오는 선녀들에게

내 마음을 전하곤 했었는데 지나 내나 늙으니

낡아서 누전이 되었던 거다.

 

지나가는 태풍 잡고 시비할 건 아니지만

하루 종일 이것저것 복구하다 보니 죽을 지경이다.

"마이삭"인가 나발인가 요놈의 태풍은

무식해서 "출입금지" 현수막 글도 못 읽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