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이게 왠 떡이냐?" 싶었지만....

혜 촌 2020. 10. 3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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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 놓은 나무 잔가지 정리한다고

한참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꿩 한 마리가

요란하게 울어대며  지나가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거실 유리창과 충돌한다.

 

작은 산새들이 충돌하는 건 자주 있었지만

이렇게 큰 "장끼"는 처음 있는 일이다.

 

"살아있으면 날려 보내주소!" 집사람은

안타까운 마음에 살려주라지만 정면충돌이라

이미 저 세상 가버린 후라 어쩔 수 없다.

마음속으로는 "이게 웬 떡이냐?" 싶었지만....

 

나무 자르고 장작 만들고 온 만신이 피곤한데

몸보신하라고 자연이 이 귀한 꿩고기를 

보내준 거 같아서 고맙기 그지없다.

올봄엔 "꿩알"도 줍고 했으니....

 

"꿩 한마리 생겼는데 요리를 우짜면 좋노?"

동네 여울이 서방한테 연락하니

"내일 내가 요리해 드릴게 껍질만 벗겨

냉장고에 넣어 놓으소!"....

 

삼가 고(故) 꿩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