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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엔 겨울이고 낮엔 여름인 개떡같은 날씨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열흘 이상 계속되니
잘 올라온 감자 싹이 냉해를 입어 저 모양이다.
새 순이 나오자마자 추위에 얼어 말라비틀어진 건데
이제 와서 부직포를 덮어주기도 그렇고
사투를 벌이는 감자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이곳 감자가 맛있기로 유명하지만
새순부터 저렇게 혹독한 성장 장애를 받고 있으니
주먹만 한 감자가 주렁주렁 달리기는 날 샜다.
그냥 얼라들 주먹만 하거나 쥐방울 비슷하거나 ....
그래도 햇감자 한두 번 삶아 먹고
어느 여름밤 모닥불에 구워 먹을 감자 몇 개 챙겨서
고운 님 대접하고픈 내 꿈속에 감자 전과 막걸리가 묻는다.
"우리는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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