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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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속으로 ....

전원생활의 대표적인 꿈이라면 고운님이나 지인들이 왔을 때 마당에 숯불 피워놓고 삼겹살 파티 하는 것이라 느티나무 밑에 만들어 둔 "가마솥" 화로 안이다. 멀쩡한 가마솥 밑에 바람구멍을 내고 철근으로 구이판 받침대를 만들었으니 "당신 저거 얼마짜린지 알긴 아요?".... 배 안 터질 만큼 욕 얻어먹고 행여나 님이라도 오실까? 손꼽아 기다리기 어언 7~8년도 넘어가지만 오라는 지인이나 님 대신에 저놈들이 보금자리를 차렸다. 바로 평상옆이라 앉아만 있으면 산새들이 왔다 갔다 안절부절을 못하길래 솥뚜껑을 열어보니 저놈들 육아 중이다. 천하에 사람 좋기로 소문난 "혜촌선생"인지라 한마디 말도 못 하고 살며시 뚜껑 닫아주며 "어이쿠~ 실례했소이다!".... 더불어 사는 건지 함께 사는건지 이렇게 또 하루가 흘러간다..

山村日記 2023.06.05 (2)

내 순정도 국보급이긴 ....

​ ​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라는 대중가요 가사를 믿고 산수(山水)가 내려오는 "돌확" 옆에다 앵두나무를 심었는데 .... ​ 옆에 같이 심은 "헛개나무"와 "밤나무", 또 바람막이로 심은 산죽(山竹) 대나무에 치여서 죽은 듯 살아온 앵두나무 그 열매를 첫 수확(?) 했다. 무려 20여 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 ​ 그동안 해마다 앵두가 달리긴 했어도 몇 개 맛보기조차 귀하기도 하였지만 저 정도로 잘 익은 앵두를 따 본일은 총각 때 연애 한번 해 본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굵은 씨가 좀 씹히긴 해도 달콤하면서도 약간 새콤한 앵두 맛을 알고 나니 그 옛날 총각 때 연애하든 그 느낌과 비슷하다. ​ 그래서 앵두나무는 처녀들이 많이 모이는 우물가에 심어..

山村日記 2023.06.04 (2)

기후변화 탓이면 ....

​ ​ 요즘이 고사리 수확이 한창일 때라 내 허리가 최신 폴드 폰 보다 더 굽혔다 펴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 ​ 아! 요놈이 발밑에 앉아서 사진 좀 찍어달라고 폼을 딱! 잡는데 보니 낯선 놈이다. 지금까지는 어릴 때 뒷다리 소금구이 해 먹든 그 "억마 개구리"가 주종을 이뤘는데 .... ​ 소문으로만 듣던 "금개구리" 같기도 하지만 다리 줄무늬가 "억마 개구리 닮기도 하니 좋게 생각하면 "금개구리"고 나쁘게 보면 기후변화로 생긴 "별종 개구리"인지도 모른다. ​ 하긴 뭐 어차피 뒷다리 구이 할 형편도 아니라 고이 보내긴 했어도 찝찝하다. 기후변화 탓이면 어쩌나.... 하고.

山村日記 2023.05.25 (4)

또 하나의 그리움 ....

유월이 매실나무에서 파랗게 익어간다. 아직은 어리지만 소녀의 가슴처럼 나날이 살쪄가는 매실이 싱그러운 자연의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시끄러운 듯 요란을 떠는 뻐꾸기 노랫소리가 봄날 나른한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잊혀진 옛 고향을 떠 올릴 때쯤 갑자기 무너지는 그리움의 봇 물 .... 5월의 잔인한 유혹을 온몸으로 저항해 보지만 저 푸르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무저항의 의식이 황홀하다. 다시 스쳐가는 봄날.... 또 하나의 그리움만 쌓인다.

山村日記 2023.05.24 (4)

어느 공주님의 넋 ....

​ ​ 모란이된 님의 옆에라도 있고싶어 작약이 되었다는 어느 공주님의 넋이라는 붉은 작약꽃 ᆢᆢ ​ 한가지 색만 있는게 안타까워 분홍 작약도 얻어다 심었건만 올해까지는 낯 가림이라도 하는지 소식도 없는데 하얀 작약까지 구해다 심고 싶은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 피었다 지는 꽃이야 계절따라 다르겠지만 유난히 정이 가는 꽃이 있다는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많고많은 사람중에도 사랑하는 사람이있듯이 ᆢ ​ 봄이면 꽃이 다시 피어나듯 우리들의 추억도 피고 또 피어나면 좋으련만 ᆢ ​​ ​

山村日記 2023.05.2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