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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쌀과 검정 콩에 건포도까지 넣고
쑥과 잘 버무려 쪄 내는 "쑥 카스텔라"를 만들려고
임도(林道) 길 옆에 새로 돋아난 햇 쑥을 캤다.
묵은 쑥 뿌리에서 돋은 쑥은 작고 억세서
초봄 일찍 캐야 쑥국을 끓여 먹지만
"쑥버무리"나 "카스텔라" 하는 데는 지금이 딱이다.
게다가 임도 만들면서 자연스레 생긴 쑥이라
크기도 클뿐더러 부드럽고 연해서 탐스럽기까지 한데
그래도 저 두 소쿠리 캐는 데 하루가 걸렸다.
남 보기엔 게을러서 다 늙은 쑥이나 캐는 것 같아도
예로부터 노화 방지에 좋다는 쑥이라 아침에
우유 한 컵과 쑥 카스텔라 하나면 거뜬하다.
그 옛날 논두렁에서 쑥 캐든 처녀 총각이
쑥 몇 번 캐고 났더니 어느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됐다.
세월도 늙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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