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내년 봄을 기약하며 ....

혜 촌 2021. 3. 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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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고 바람 불고 날씨가 생 지랄을 하더니

결국 사고를 쳤다.

고로쇠 수액 받는 물통이 저 모양으로 처박혔다.

해발 7~8백 골짜기에서 겨우겨우 연결해 온 호스로

농장 옆 골짜기까지 끌고 와 "집수통"을 설치했는데

바람 탓인지 받침대가 무게를 못 이겨 무너진 것인지

고로쇠 물까지 사정없이 엎어지며 통까지 깨졌다.

임시로 작은 통을 설치는 했지만

저 큰 통속에 있든 내 피 같은 고로쇠 물.....

에고~ 아까워라!.

눈이 아파 매일매일 신경을 못 쓰고 방심한 내 탓이지

누구를 원망할 수는 없고 혼자 뼈골만 주무르고 있다.

내일이 경칩(驚蟄)이라 고로쇠 물도 끝날 때가 되었지만

내 곁을 찾아온 감로수 같은 봄 물 고로쇠 수액

가까운 지인들과 나눠먹고 싶었는데....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미쳐 보내지 못한 지인들께는 마음 만 보낸다.

다시 또 내년 봄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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