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밤나무에 알밤이 흘렀어요!..." 장독간에 갔던 집사람이 오랜만에 속세에 전혀 때 묻지 않은 천상의 목소리로 하는 소리다. 두 송이인데 한 알은 벌레가 좀 먹어 버리고 "독수리 5형제"를 들고 왔는데 덥다! 덥다! 호들갑만 떨었지 가을이 이미 코앞에까지 온 줄은 이제 실감이 난다. 몇 년 전만 해도 알 밤 떨어지는 이 시기쯤엔 동네 할배 할매들이 새벽 5시만 되면 후레쉬 들고 밤나무 숲으로 밤 주우러 다니곤 했는데 .... 천국에 가신 분과 요양원에 계신 분, 집에는 계시지만 거동이 불편해서 밤 주우러 갈 분은 아무도 안 계신다. 알 밤 떨어지듯 그렇게 다 한 세상 다 보내고 떨어져가는 게 인생인 걸까? .... 올가을이 맛있는 가을이면 참 좋겠다. 알 밤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