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3/02 7

마음의 자유 천지 ....

​ ​ 2월의 마지막 날.... 영하 3도까지 떨어진 아침과는 달리 낮 기온이 10도를 훌쩍 뛰어넘는 봄 날씨라 며칠 전 사 온 씨앗을 꺼냈다. ​ 생각 같아선 당장이라도 씨앗을 뿌리고 싶지만 하루만 더 참자 아직은 2월인데.... 하면서 고운 님 그리는 마음으로 저놈들의 세상을 상상해 본다. ​ 동네 어르신들은 언제 어떤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키우는지 끼 때마다 밥 먹듯 몸으로 익히 알고 계시는데 나는 세월만 축냈지 몸으로 익숙해지지 않은 씨 뿌리는 시기 아직도 더듬고 헤매고 있다. ​ 씨앗 봉투 뒷면의 "남부 지방" 언제 "중부지방" 언제인지 시설재배 와 노지재배 시기를 천날 만날 저울질해보지만 실제 이 지역의 환경과 기후에 맞추기는 쉽지가 않다. ​ 차라리 대충 봄 가을에 뿌리는 씨앗 정도만 구분해..

山村日記 2023.02.28

그리움 된 추억 ....

​ ​ 우수에 속아 살포시 고개를 내밀었든 매화가 다시 추워진 날씨에 화들짝 숨어 버리더니 오늘에야 다시 꽃잎을 피운다. ​ 계절과 숨바꼭질하는 것이 매화의 취미인진 몰라도 몽우리 맺었다가 다시 추워진 날씨에 사그라들기를 몇 번이고 반복하는 걸 보면 안쓰럽다. 내 탓은 아니건만 .... ​ 향긋한 매화차 한 잔에 전원생활의 진수를 아는 듯 지인들에게 장광설을 늘어놓든 시절이 엊거제 같은데 봄은 다시 왔건만 그 시절은 돌아오지 못하는가 보다. 그리움 된 추억만 남아 있을 뿐 .... ​ 그래도 돌아온 봄을 위해 올해도 "매화차"는 만들어 두어야겠지. 그리운 추억을 위하여 ....

山村日記 2023.02.25

겨울 난 냉이 ....

​ ​ 겨울 동장군의 마지막 어리광도 받아주었겠다 슬~슬~ 봄 농사 준비를 해야는데 .... ​ 밭에 로터리 작업을 부탁하려고 "부추 고랑"과 "방아 고랑"에는 줄을 쳐 갈아 엎지마라고 표시를 해 두었는데 "곤달비" 고랑을 찾아야 옮겨 심을 텐데 못 찾고 말았다. ​ 덕분에 이곳저곳 파 뒤지다가 "냉이"를 만나 한 움큼 캤는데 상태가 완전 서울 지하도 "노숙자" 꼴이라 요놈들 다듬는데만 내 인내심 80%는 날아갔다. ​ 웬만하면 안 먹고 말 일이지만 때가 때인지라 맛 안 볼 수가 있나? 겨울난 냉이는 보약이라는데 ....

山村日記 2023.02.22

겨울의 눈물 ....

​ ​ ​ 우수(雨水) ....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두 번째 절기(節氣)다. ​ 겨우내 가뭄으로 수량이 부족해 안 내려오던 산수(山水) 봄을 알리는 건지 떠나는 겨울이 통곡하는 눈물인지 25미리 호스가 터지도록 흘러내린다. ​ 막연하게 봄이 오면.... 하고 어정거릴 시간은 끝나고 당장 이번 주 막바지 추위만 지나가고 나면 밭에 거름 주고 로타리 치고 봄 모종 씨앗 뿌리고 불알에 "요롱 소리" 나도록 움직여야 한다. ​ 해마다 모아두는 "씨앗 상자"를 꺼내보니 올해는 영~ 빈약하다. 겨우 호박씨와 완두 콩, 도라지가 전부고 작년에 남은 상추 씨앗과 쑥갓이 전부 다. ​ 보관된 씨앗 종류가 부실하다는 건 지난해 농사를 게으르게 지었다는 증거라 나머지는 전부 사서 보충해야 한다. "구리 알" 같은..

山村日記 2023.02.19

마지막 늙은 호박 ....

​ ​ 차 다니는 길 외 엔 내린 눈이 전부 얼어버려 아무 일도 못하는 무료한 일상에 TV만 죽어나는데 집 뒤편에서 차 소리가 죽으라고 웽~웽~ 거린다. ​ 동네 젊은이 차가 들어왔다가 눈에 미끄러져 오도 가도 못하길래 사륜구동 내 차로 겨우 끌어내고 나니 흙투성이가 된 내 차는 봉사의 흔적이다. ​ 마지막 남은 "늙은 호박" 배를 가르고 씨앗을 훑어 낸 뒤 박~!박~! 긁어내는데 속살이 지금까지 누렁 덩이 보다 훨씬 붉은색이라 더욱 맛있게 보인다. ​ 한꺼번에 찹쌀가루와 맵쌀 가루로 잘 버무려 두었다가 아침마다 식사 대용으로 "호박전" 하나 구워 먹는 재미 맛과 영양을 다 잡은 건강식이지 싶다. 우유 한 잔에 사과 하나도 곁드리니까 .... ​ 마지막 "늙은 호박" .... 다시 가을이 올 때까지 아껴..

山村日記 2023.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