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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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還生)이 가능할까? ....

​ 모과나무에 붙어서 자생한 두릅나무인데 저놈을 계속 키웠다간 모과 하나 따 먹기도 어려울 판이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연못에 담가 두었다. ​ 이미 금년 두릅은 다 따먹은 뒤지만 옆구리에서 새 순들이 나오고 있어 뿌리만 나와주면 울타리에 옮겨 심을 생각에서다. ​ 이미 제 몫은 다하고 잘린 죽은 목숨인데 강제로 물에 담가서 뿌리를 내리게 하려는 내 시도가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는 건지 새로운 증식법이 될지.... ​ 이미 끝난 인연을 추억이라 이름하며 애닮아 하는 부질없는 그리움이 될지 모르겠다. ​ 환생(還生)이 가능할까?

山村日記 2021.04.22

하늘잡고 시비 해 봐야 ....

​ ​ 요렇게 굵고 탐스러운 "고사리"들이 많이 나와야 내 유일한 공식(?) 수입이 통장에 팍! 팍! 꼽힐 텐데 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이라 앞앞이 말은 못 하겠고 천불 난 내 속엔 119 소방차 서너 대가 들락거리고 있다. ​ 3, 4, 5월 석 달 밖에 수확 못하는 고사리가 때아닌 봄추위로 계속 얼어 죽다가 이제 겨우 생산되기 시작하니 생산량 빈은 날아간 셈이다. ​ 하늘잡고 시비 헤 봐야 나만 손해고 이젠 우리 고사리를 해마다 택배로 구입해 주시든 블로그 친구 님들에게 보낼 고사리나 준비해야겠다. ​ 고사리는 내년에도 또 돋아 날 테니까.... ​ ​ ​ ​

山村日記 2021.04.21

그 나물에 그 밥끼리 ....

​ ​ 며칠째 계속되는 고사리 밭의 풀 메기 요게 단순한 잡초제거 수준에서 슬슬 잡초와 나 하고의 감정싸움으로 접어든다. ​ 지놈들은 어렵게 자리 잡은 터전(?)을 지키려고 잔뿌리 하나라도 남겨서 살아남으려고 버티지만 내 입장에선 악착스레 캐내야 후환이 없는 법 호미 등어리로 탈탈 털어 추방하는데 .... ​ 처음엔 밭 바깥으로 휙~ 집어던져 버리다가 요즘은 기존 고사릿대 위에 빨래 널 듯 펼쳐 놓는데 비가 와도 뿌리가 땅에 닿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른바 말려 죽이는 거다. ​ 밤 만 되면 얼어 버리는 개떡 같은 날씨 탓에 예년 수확량의 10% 남짓한 생산량도 열받지만 풀속에서 얼어 죽은 고사리가 계속 보이니 .... ​ 어차피 고사리 밭의 잡초나 인간 세상의 잡초나 그 나물에 그 밥끼리 부질없는 세..

山村日記 2021.04.19

상추와 함께 기다리는 ....

​ ​ 드디어 "마수걸이"를 했다. 회복 중인 눈 때문에 "감로수"가 빠지긴 했지만 "풀 상추" 한 움큼에 삼겹살 두 점.... ​ 첫 상추 다운 부드러움은 극에 달했지만 상추 고유의 향은 아직 많이 떨어져 기대엔 못 미쳐도 새봄에 뿌린 씨앗으로 상추쌈을 먹는다는 분위기는 가희 세상을 다 가진 거나 진배없다. ​ 상추와 쑥갓, 게다가 "곤달비"까지 나오기 시작했으니 언젠가처럼 가마솥 뚜껑에 삼겹살 올리고 느티나무 평상에서 권커니 잣거니 세상을 마시고 싶어도 그런 시간들이 어느 세월에 또 돌아올지 알 수가 없다. ​ 그리운 사람들과 함께했든 그 고운 추억들이 다시 이루고 싶은 현실로 만들고 싶어도 이젠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것 하나 뿐인가 보다. ​ 상추와 함께 기다리는 것....

山村日記 2021.04.17

퇴출 시켜야 할지 ....

​ ​ 내가 요놈을 농장 식구로 받아 들여야 할지 서양 민들레에 이미 몸(?) 준 놈이라고 사정없이 퇴출 시켜야 할지 고민이다. ​ 노란 서양 민들레가 온 농장을 장악한지 이미 수년이 지났어도 그동안 지조를 굳건히 지키며 토종 민들레의 하얀 자태를 잃지 않았었는데 올봄 저렇게 흰색과 노란색의 중간이 됐다. ​ 하긴 수 백 포기도 넘는 노란 놈들이 설치는 세상에 딱 세포기 뿐인 지놈들이 버텨 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테지만 내 기분은 믿었던 놈들에게 배신당한 그런 기분이다. ​ 인간 세상에도 벌써 2,2%가 "다문화 가정"이라니 식물이라고 다문화 종자를 번식시키지 말란 법은 없겠지만 그놈의 토종이 뭔지 안타깝기만 하다 .... ​

山村日記 2021.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