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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夏至) 감자라고 감자를 캐고 보니
생각보다 굵은 게 더러 있다.
감자래야 겨울에 먹다 남은 싹 난 걸
눈 만 오려서 스무 포기 심었는데
죽는 놈 죽고 사는 놈 살고....
아무리 그래도 감자 농사 첫 수확인데
그냥 넘어가면 섭섭하지 싶어
반찬 하기 곤란한 크기의 새끼들만 삶았다.
갓 수확한 감자니까 맛이야 일러 무삼 하리오 마는
크고 실한 놈부터 삶아 먹어야 하는데
저 통실한 놈들은 뭐 하겠다고 아껴 두고
탁구공 만 한 놈들만 삶아 먹게 되는지....
갈수록 필요한 양만큼만 심게 되는 농사
남아서 썩히는 것보단 확실히 경제적이다.
일 적게 해서 좋고 남기지 않아 좋은
산촌의 새로운 일거양득(一擧兩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