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밤나무와 남자의 향

혜 촌 2020. 6. 18. 20:14
728x90

 

 

밤나무에 꽃이 피어서 한창인데

하루 종일 비가 내리니 밤 꽃 특유의 향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아랫채 옆에 하얗게 핀 저놈은 밤 크기는 작아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 그냥저냥 챙겨주지만

장독간 옆의 저놈은 밤 알이 굵고 맛있어

애지중지 키우고 있는 놈이다.

 

그런데 지난해 임도(林道) 공사하면서

가지를 많이 잘라버려 제대로 수확하려면

2~ 3년은 더 기다려야 할 판이다.

 

대신 그 나무 밑에서 자라는 새끼 밤나무 두 그루를

다른 곳에 옮겨 키우고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남자의 향(?)이라 불리는 밤나무 향

그 시큼한 향기를 뿜어내며 나누는 사랑 속에는

벌써 가을을 잉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山村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돈 안 되는 일  (0) 2020.06.20
화단 만들기  (0) 2020.06.19
꽃을 좋아하는 마음  (0) 2020.06.17
연못의 용오름  (0) 2020.06.16
오이와 나눔  (0) 2020.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