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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저녁 밥상에 올라온 것이라곤 온통 풀 밭인데
그나마 지인이 보내 준 "안동소주" 가 위안을 준다.
겨울을 이겨 낸 "아시 정구지"(초벌 부추) 베어다가
달래와 함께 버무린 부추무침에 부추 전만 해도
봄 향기가 물씬인데 점잖게 쑥국도 대령했다.
보기엔 식사라기보다는 끼니 때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시기에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성찬인 것이
"아시 정구지" 지짐에 쐐주가 협찬을 하기 때문일게다.
봄에는 봄을 먹고
여름엔 여름을 먹고
각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먹으며 사는 산촌에서는
맛이 있고 없고 모양이 좋고 나쁘고를 이미 떠난 일상
그 일상을 궁스렁 거리고 사는 또 하루가 지나간다.
아들도 안준다는 초벌부추 먹었으니
오늘 밤엔 춘몽(春夢)이라도 꾸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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