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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같이 장만해놓은 밭고랑을 소낙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비 오기 전에 밭고랑 좀 만들어주라!"
관리기로 고랑은 만들어지는데 비닐까지는 씌우지 못하는
"여울이네"한테 부탁해서 만든 밭고랑이다.
신사임당 한 분을 호주머니에 찔러주긴 했지만....
극구 사양하는데도 어거지로 찔러 넣어주는 건
이제 맨몸에 호미 하나로 밭고랑 만드는 것도 힘든데
일주일 할 일을 30분 만에 해치웠으니 이 얼마나
속 시원한 일인지 모른다.
한 줄기 소낙비가 그동안 가뭄으로 바짝 마른 흙에다
감로수를 듬뿍 뿌려준 것 같아서 더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젠 비닐 씌워 놓아도 수분이 한동안은 유지될 테니까 ....
됐나? 됐다!로 언제라도 부부간에 읍내까지 나가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여울이네"같은 이웃이 있다는 건
산촌생활 30년 중에 제일 잘 한 일인 것 같은데
이제 저곳에 봄을 만들어가는 건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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