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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거 집사람한테 내일 점심이나 같이 먹구로
읍내 나갈랑가 물어봐라"
"아이 됐심더!. 밖에 나가서 뭐 먹는 거 좋아 안함더"
사정없이 거절당하고 나니 기분이 묘~하다.
미안키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
고로쇠 물을 같이 받고 있는 동네 후배한테
"야! 니 시간 나거든 우리 밭 이거 로터리 좀 쳐 주라!"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는데
"아 알았심더!" 하며 가더니 바로 트랙터를 몰고 나타나
밭을 말끔하게 갈아엎는다.
그것도 깊숙이 ....
지난해 전천후 몸뚱아리와 호미 하나로만 지어 온 농사
1년에 한번 정도는 땅을 깊숙이 좀 갈아엎어 주어야
흙도 건강해지고 작물도 잘 자란다는데 속 시원히 해결했다.
고맙다고 부부같이 밥이나 한 끼 하자는 제안을 단칼에
사정없이 거절당한 이 "웬수"는 나중에 읍내 나가면
뭐라도 사다가 저거 집 마당에 확! 던져놓고 와야지 싶다.
내가 받은 건 바로 정(情)이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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