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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로 몸살을 앓았지만
그래도 가을비에는 여유로움이 묻어있다.
안개 낀 산등성이가 동양화 분위기를 풍기고....
고사리 밭 옆의 7년도 넘은 "무화과" 나무가
올해 2미터 이상 자라고 열매도 서너 개 맺긴 했지만
아직도 못 미더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마다 새 순이 나왔다간 겨울에 얼어 죽고
죽었다 살았다만 반복하고 열매 맺을 생각을 않았는데
올봄 아예 곁가지 다 잘라버리고 외대만 살렸더니 저 모양이다.
그래도 곁 가지 몇 개는 억척스레 달고 있다.
저 쭉 뻗은 가지가 올 겨울을 넘기고 살아남아서
내년 봄에 저곳에서 새 가지를 뻗어야 제대로 사는 건데
그 마지막 과정이 올 겨울인 것 같다.
아무리 좋은 종자라도 살아남아야 하는 진리 앞엔
토양과 기후를 무시하거나 배척할 수 없는 법
진정한 우리 집 "무화과나무"가 되려는 길에
"레드카펫"이라도 깔아줘야 할까 보다.
사랑보다 더 따뜻한 이불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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