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자연도 닮아 가는가?....

혜 촌 2020. 9. 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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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세미가 병을 하는 건지 태풍 때 골병이 든 건지

비바람에 떨어진 네 놈을 버렸는데도

또 다섯 놈이 저 모양 저 꼴이다.

 

저번에도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혹시나 하고

끓는 물에 푹 삶아 껍질을 벗기고 말렸더니

아직 덜 익은 놈들이라 수세미 만들기에 실패했다.

혹시나... 는 역시나... 였든 것이다.

 

20여 개가 잘 자라고 있었는데 그놈의 태풍 때문에

성하게 남아있는 게 10여 개도 될락 말락이니

천연 수세미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폼 좀 잡으려 했든 내 꿈이 물거품이 되는가 보다.

 

올해 제대로 성공을 하면 내년에도 심고

"조롱박"까지 심을 생각이 었는데 태풍 때문이 아니고

병을 하는 거라면 신중히 생각해 볼 문제다.

농약까지 쳐 가며 천연수세미 만들 생각은 없으니까....

 

자연 속에 살면서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고

나눔과 베품을 최우선으로 하고 싶어도

어쩌다 한번씩 자연 스스로가 이렇게 앙탈을 부리면

한 없이 작아지는 농심(農心)에 허탈해지기도 한다.

 

세상이 "추해지니" 자연도 닮아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