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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 이 산촌에 처음 올 그때 이미 수령(樹齡)이
10년 남짓 되어 보였든 뽕나무 한 그루
언덕진 윗 밭과 경계 지점에 있었는데....
이젠 언덕 위의 고목이 되어 위험하기도 하거니와
아름드리가 주는 중압감이 농장 전망도 해치길래
며칠 전 큰맘 먹고 사정없이 잘랐다.
워낙 고목이다 보니 잔 가지가 얽히고설켜
하나하나 잘라내며 가지 정리를 하는데....
가지마다 저렇게 하얀 진액을 뿜어내는 게
늙은 뽕나무의 회한(悔恨)의 눈물인지
떠나는 겨울의 슬픈 이별의 눈물인지
왠지 가슴이 찡~ 하다.
하긴 27년을 함께한 인연도 인연이지만
늙고 보기 흉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내야 하는
같이 늙어가는 내 입장에서도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래도 어쩌랴....
자리 잘 못 잡은 지 탓이라 애써 핑계를 만든다.
미련 남은 그루터기에 '상황버섯"이나 자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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