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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가 이 산골짜기까지 찾아와
만리장성처럼 튼튼한(?) 철망을 자빠트려
오이며 수세미가 억울한 피해를 입었다.
그 피해를 어떻게 일일이 다 산정할 수 있겠냐 마는
다 자란 수세미 열다섯 놈에 새끼들 스무 놈에다
가시오이 일곱에 백다다기 두 놈 물외 네 놈까지....
태풍이 오는 방향 쪽으로 사전에 비닐 끈으로
단단히 묶어 주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바람이 반대쪽에서 불어 제치니 철망이 넘어갈 수밖에
게다가 저 실한 수세미들 까지 여럿 달았으니.
그냥 고춧대 하나 박아서 묶어놓은 토마토나 가지가
멀쩡하게 서 있는 걸 보면 수세미의 무게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럴 땐 무조건 태풍 때문이라고 우기는 거다.
혹시 재난 지원금이라도 줄지 모르니....
내 키 만한 널빤지 두 개로 받쳐 주었으니
멀리 지나가는 "바비"의 산촌기행은 여기서 끝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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