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또 하나의 봄이 ....

혜 촌 2023. 3. 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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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참았던 오줌 줄기 터져 나오듯 산수(山水)가

시원하게 뿜어내는 걸 보니 봄이 오긴 왔나 보다.

길고도 메마른 가뭄 견딘다고 사람이나 밭, 연못의

물고기들까지도 생고생을 했는데 최근 내린 봄비가

생각보다 많이 온 탓에 당분간 물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감자며 상추, 쑥갓에 치커리, 대파에 케일까지

빨리 먹고픈 그리움(?) 때문에 죽으라 씨앗을 넣고 나니

상추가 막 올라오고 있는데 오늘 아침 기습 한파가 와서

새싹들 잎사귀가 새파래지긴 해도 다행히 냉해는 아닌 것 같다.

농장 들어오는 길 섶에 참꽃이 붉게 물들어 있어도

찾아오는 길손 사라진지는 오래고 언젠가부터

참꽃 한 소쿠리 따다가 "두견주" 담그든 내 정성도

점차 식어가는 것 같아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은

일상의 단조로움에 익숙해 간다.

이렇게 또 하나의 봄이 지나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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