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오래 참았던 오줌 줄기 터져 나오듯 산수(山水)가
시원하게 뿜어내는 걸 보니 봄이 오긴 왔나 보다.
길고도 메마른 가뭄 견딘다고 사람이나 밭, 연못의
물고기들까지도 생고생을 했는데 최근 내린 봄비가
생각보다 많이 온 탓에 당분간 물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감자며 상추, 쑥갓에 치커리, 대파에 케일까지
빨리 먹고픈 그리움(?) 때문에 죽으라 씨앗을 넣고 나니
상추가 막 올라오고 있는데 오늘 아침 기습 한파가 와서
새싹들 잎사귀가 새파래지긴 해도 다행히 냉해는 아닌 것 같다.
농장 들어오는 길 섶에 참꽃이 붉게 물들어 있어도
찾아오는 길손 사라진지는 오래고 언젠가부터
참꽃 한 소쿠리 따다가 "두견주" 담그든 내 정성도
점차 식어가는 것 같아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은
일상의 단조로움에 익숙해 간다.
이렇게 또 하나의 봄이 지나가는가 보다.
'山村日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수(鄕愁) .... (6) | 2023.04.03 |
---|---|
"봄바람"인 것을 .... (4) | 2023.03.30 |
목 마른 그리움도 .... (4) | 2023.03.23 |
콧구멍 바람 넣을 겸 .... (4) | 2023.03.20 |
삼국지 조자룡의 창 .... (6) | 2023.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