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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살짝 춥긴 해도
이런 날일수록 풀도 잘 뽑히고 덥지도 않아서
고사리 밭에서 잡초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너만 죽고 나는 살자"라면서....
맑은 날 같으면 풀을 뽑아 뿌리 흙 탈~탈~ 털어
여기저기 휙! 던져놓으면 햇볕에 말라죽는데
오늘 같이 비 오는 날엔 그렇게 하다간 더 좋은 집으로
잡초 이사시키는 꼴이 되겠는지라....
뽑은 풀 소쿠리에 담아 무화과나무 옆 공터에
차곡차곡 쌓아가기로 했다.
썩어서 거름 되면 무화과나무에도 좋고....
그러고 보니 진작 이렇게 했으면 지금쯤 그 높이가
바벨탑 정도는 되었을 텐데 왜 이 생각을 못 했는지
허구한 날 먹고 싸고만 한 게 후회스럽다.
근데 ....
요놈을 "잡초 무덤"이라기엔 어감이 좀 안 좋고
"잡초 타워"라 하려니 계속 높여 줄 잡초를
죽을 둥 살 둥 내가 캐다 쌓아야 하니 ....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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