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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산촌 나무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미리 가지치기 해 놓은 땔나무를 묶는데
제대로 말랐는지 잎도 안 떨어지고 잘 붙어있다.
드물게 긴 가뭄 끝에 일요일 비가 온다니
비 오기 전에 말려 둔 땔감들 챙겨야지 까딱하다간
비 맞혀 썩힐까 싶어 죽을 둥 살 둥 다 묶어 옮겼다.
산더미 같은 장작더미를 쌓아놓고 살지는 못해도
황토방 군불 정도는 넉넉하게 넣고 살아야지
그것도 못하면 산촌에 사는 의미가 없어지기에
집사람 다음 챙기는 게 땔나무다.
다음 주 초에 또 깜짝 추위가 온다기는 하나
이미 산에는 나무들 잔가지에 물이 올라 탱글탱글
부풀어 오르고 있다.
목마른 봄의 길목을 고로쇠 물이 촉촉하게 적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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