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나무꾼 본연의 임무 ....

혜 촌 2022. 2. 1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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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산촌 나무꾼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미리 가지치기 해 놓은 땔나무를 묶는데

제대로 말랐는지 잎도 안 떨어지고 잘 붙어있다.

드물게 긴 가뭄 끝에 일요일 비가 온다니

비 오기 전에 말려 둔 땔감들 챙겨야지 까딱하다간

비 맞혀 썩힐까 싶어 죽을 둥 살 둥 다 묶어 옮겼다.

산더미 같은 장작더미를 쌓아놓고 살지는 못해도

황토방 군불 정도는 넉넉하게 넣고 살아야지

그것도 못하면 산촌에 사는 의미가 없어지기에

집사람 다음 챙기는 게 땔나무다.

다음 주 초에 또 깜짝 추위가 온다기는 하나

이미 산에는 나무들 잔가지에 물이 올라 탱글탱글

부풀어 오르고 있다.

목마른 봄의 길목을 고로쇠 물이 촉촉하게 적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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