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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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바래기" 풀 ....

​ ​ 어디서 많이 안면이 있는 놈인데 인사도 없이 김장 배추 심을 고랑 첫 머리에 떡! 버티고 있길래 "야! 임마! 니 어디서 많이 본 놈 같다." 하니 "아이구~ 어르신 저 알아보시겠습니까?" 한다. 아! 요놈 봐라 건방지게 내 밭에 발 뻗고 드러누워서 한다는 소리가 시건방지기 짝이 없는 게 아닌가 ?.... ​ 가만히 생각해 보니 올봄 배추 고랑 만든다고 비닐 씌울 때 "발새 때"(발가락 사이 때를 일컫는 갱상도 사투리)만 하든 그 "바래기 풀" 새끼 그놈 아닌가.... 이런 젠장. ​ 그때 풀 매면서 이제 겨우 잎 두 장 달랑 달고 있든 새끼라 그냥 모른 척 넘어갔든 그 바래기 풀이 저놈인 게다. ​ 잡초 "바래기" 풀 .... 마디마다 뿌리를 내리며 풀약을 쳐도 노랗게 말라죽은 듯 시체놀이하다가..

山村日記 2022.08.16

가족이다 싶어 ....

​ ​ 뼈에 좋고 "스태미나"에 탁월한 (?) 효과가 있다는 "우렁이"가 연못 속에 자갈처럼 우글거리는데 저놈들을 건져 내 우렁이 된장찌개 한번 해 먹는 게 소원인데 그게 마음대로 잘 안된다. ​ 첫째 집사람이 별로 좋아 안 하니 협조를 받을 수없고 저놈들 건져 낼 그물망을 만들어야 한다. 깊이야 1미터 밖에 안되지만 .... ​ 우렁이 넣은 강된장 만들어 호박잎 쌈 한주먹 먹고 시원한 막걸리 한 잔 걸치면 산촌 밤하늘 별빛이 더 초롱초롱 빛이 날 텐데 .... ​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한댔지만 눈앞에 "우렁이"가 와글와글해도 잡아먹어야 되는데 하찮은 고동이라도 내 집 연못의 가족이다 싶어 차마 행동에 못 옮기는 이것도 불치병인지 모르겠다. ​ 실속 없이 껄떡거리다 똥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山村日記 2022.08.15

사람의 향기가 ....

​ ​ "빰바라밤! 빰바라~밤!!".... 드디어 천사들이 나팔을 불기 시작한다. ​ 겨울마다 뿌리를 캐 집안에 보관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려고 가능하면 야생에서 자생해 보라고 올봄 조금 일찍 바깥세상에 옮겨 심었더니 초봄 추위가 얼~얼~ 했는지 겨우 살아만 있었던 천사의 나팔 열흘 전쯤 조그만 꽃술 몇 개 달더니 어제부터 나팔을 분다. ​ 작년 가을.... 왕성한 수세(樹勢)로 뻗은 가지를 보고 동네밴드에 올려 필요한 사람 네댓 명에게 꺾꽂이 기회를 줄까 했는데 하루아침에 내린 서리 때문에 왕창 다 죽은 경험이 있어 수세만 좋으면 올해는 일찌감치 나눔 하려 했는데 저렇게 부실해서야 나눔은 고사하고 종족보존도 겨우 하게 생겼다. ​ 그렇잖아도 자연의 묘한 숲내음에 절임 당하는 일상에 "천사의 나팔" 향기..

山村日記 2022.08.14

임금님 수라상이 ....

​ ​ 더운 날씨에 입맛도 없으니 당연히 밥맛도 없을 터 산촌의 반찬이라는 게 냉장고 아니면 밭인데 .... ​ 한 바퀴 휘~ 돌아보며 먹거리 찾는데 어디 좋고 어디 좋고의 한의학이나 성분 따위의 기준은 필요 없고 그냥 "저놈 맛있어 보인다!" 가 최고다. ​ 지독한 봄 가뭄에 겨우 살아남은 네 포기의 호박순이 설탕물을 둘러쓴 것같이 하얗게 띠를 둘렀기에 "됐다! 오늘은 니놈이 내 반찬이다!" .... ​ 줄기 쪽을 눈 짐작으로 삼등분해가며 꺾어 아래쪽으로 살~살~ 잡아당기면 딸려 나오는 호박잎의 근육질 굵은 실밥 같은 저 섬유질을 벗겨내고 밥 위에 찌면 엽산이니 베타카로틴이니 미네랄이니 필요 없이 쌈 된장 하나면 천하일미가 부럽잖다. ​ 순간의 선택에 임금님 수라상이 눈 아래 뵌다.

山村日記 2022.08.12

숨바꼭질 같은 일상 ....

​ ​ 어촌에선 그물로 고기를 잡지만 산촌에선 그물로 왼갖 잡새들의 침입을 막아야 하니 정반대다. ​ "땡삐"(말벌의 사투리)들의 침입까지는 다 막을 순 없겠지만 들어가기도 힘들고 나오기도 힘들 테니 지놈들도 귀찮아서 자주 들락거리지는 않겠지...는 내 생각이고. ​ 창고를 뒤져 고추 말리든 그물과 닭장 울타리 했던 틈새가 조금 큰 폐 그물을 2중으로 둘러 두었으니 새들의 접근은 근본적으로 차단되었는데 문제는 말벌들이 비집고 들어갈 수는 있다는 것이다. ​ 그래서 그물을 두 번 둘러 그물 구멍이 어긋나도록 해 말벌들이 비집고 들어갈 수는 있어도 날아서 쉽게는 못 들어가게 해두었는데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 여러 가지 해충들과 싸움을 기본으로 지긋지긋한 잡초들과의 전쟁에다 이젠 또 산새와 말벌들과도 싸..

山村日記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