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2023/11 3

삼겹살 한 점 팍! 올려 ....

​ ​ 배추가 "나 맛있게 생겼죠?" 하며 유혹하는 모습이 한창때 구경하러 다녔든 홍등가 유리창 안 여인의 모습이 생각난다. ​ 날씨가 또 추워진다 하니 김장을 언제쯤 하면 좋을지 집사람이 걱정만 하길래 밭에 나가 배추 상태를 보니 아주 좋다. 너무 탱글탱글 하지도 않고 적당히 단단한 게 속이 꽉 차 있다. ​ 두 식구 김장이야 여남은 포기 면 충분하지만 해마다 나눠먹든 지인들이랑 아들놈 김장까지 해야 하니 서른 포기는 족히 해야 될 것 같아 보인다. ​ 여름에 배추 모종 한 판 반을 심었지만 반 판은 뿌리 혹병으로 다 죽고 나머지 한 판은 제대로 살았으니 김장하고도 남는 생 배추는 또 다른 지인들 몫이다. 죽은 배추가 "항암배추" 품종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 ​ 바쁜 김장 준비로 일손만 바빠진 집..

山村日記 2023.11.17

일용 할 양식이 ....

​ ​ "내일 아침꺼리 떨어졌소!" 일용할 양식이 고갈되었다는 집사람 통보다. 명색이 한 가정을 책임진 가장이라 그냥 넘어갈 수 있나 .... ​ 올해 흉작을 면치 못해 겨우 세 덩이 딴 호박 누렁 덩이 배를 쩌억! 갈라 껍질이 빵구나기 직전까지 박빡! 긁었다. 속이 노란 게 단내가 폴~폴~ 나는 게 맛있게 생겼다. ​ 겨울만 되면 누렁 덩이가 떨어질 때까지 호박전을 식사 대용으로 하는데 찹쌀가루 맵쌀 가루와 적당히 버무린 호박전 한 개 면 우리 두 식구 아침 식사로는 딱!이다. 영양가 높지 맛까지 있지 이보다 더 좋은 끼니가 어디 있으랴 .... ​ 누렁 덩이 하나로 한 보름 아침 끼니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사나이 살림살이 이민하면 됐지 뭐 별건가? .... ​ 자고로 "등 따시고 배부른 게 최고라고 ..

山村日記 2023.11.16

겨울의 문턱에서 ....

​ ​ 거의 20일 만에 새 노트북에 사진 올리는 방법을 배워서 산촌일기를 쓴다. 동네에서도 젊은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굳이 배우려면 배울 수 있었겠지만 그놈의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 ​ 마침 보건소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든 "오늘 건강"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최종 점검차 집에 들리길래 "여차여차는 저차 저차" 하다고 부탁하니 그냥 일사천리로 가르쳐 준다. ​ 3번의 실기지도(?)로 내 오랜 숙원이 가뿐하게 해결될 걸 그놈의 체면이 뭔지 마음고생만 했으니 .... ​ 때마침 부산의 오랜 지인이 보내준 "안동소주"도 택배로 도착했으니 이 기쁨을 맘껏 즐기라는 하늘의 계시로 여기고 한잔해야지 자고로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하였겠다. ​ 엊거제 같은 가을이 벌써 그리운 겨울의 문턱에서 ....

山村日記 2023.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