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가 아침햇살에 꽃이 된다 젊은 과수댁 집념 같은 왕성한 번식력으로 곳곳에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지만 기생스러운 화려함이 오히려 원추리의 청초함에 미치지 못한다 하기야 목탁소리마저 끊어진 절간보다 더 적막한 산촌의 외진 공간에는 차라리 원추리보다는 나리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주름진 작부의 빨간 입술처럼.... 찜통 같은 더워가 원두막 바람마저 열풍으로 바꾸고 흐르는 산수(山水)까지 미온수로 만드는데 그래도 환하게 웃으며 햇살을 맞는 나리꽃 너의 정열이 부럽다 그 뜨거운 사랑이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