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지난지 열흘, 내일이 정월 대보름인데 마 그냥 저 산수(山水) 흐르듯이 봄이 오면 좋겠는데 또 추워진다고 오후부터 바람이 차다. 그저께 좀 나 온 고로쇠 물 택배로 발송하고 오늘도 좀 나왔으려나 하고 집수 통을 들여다보니 바닥이 빙긋이 웃는다. "오늘은 없사 옵니다!" .... 하긴 비가 오면 안 나오고, 바람 불어도 안 나오고 너무 따듯해도 안 나오는 까다로운 고로쇠 물 채취 오로지 밤에 춥고 낮에 따뜻해야만 나오니 완전 지 멋대로(?)인 셈이다. 온다는 비는 병아리 눈물보다 적게 와서 해갈은커녕 죄 없는 내 차만 얼룩무늬 해병대 차로 만들어 놓았어도 산수가 아직 저렇게 나오는 것만으로 위안을 삼는다. 아마도 봄이 오는길이 꼬부랑 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