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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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봄이 ....

​ ​ 오래 참았던 오줌 줄기 터져 나오듯 산수(山水)가 시원하게 뿜어내는 걸 보니 봄이 오긴 왔나 보다. ​ 길고도 메마른 가뭄 견딘다고 사람이나 밭, 연못의 물고기들까지도 생고생을 했는데 최근 내린 봄비가 생각보다 많이 온 탓에 당분간 물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 감자며 상추, 쑥갓에 치커리, 대파에 케일까지 빨리 먹고픈 그리움(?) 때문에 죽으라 씨앗을 넣고 나니 상추가 막 올라오고 있는데 오늘 아침 기습 한파가 와서 새싹들 잎사귀가 새파래지긴 해도 다행히 냉해는 아닌 것 같다. ​ 농장 들어오는 길 섶에 참꽃이 붉게 물들어 있어도 찾아오는 길손 사라진지는 오래고 언젠가부터 참꽃 한 소쿠리 따다가 "두견주" 담그든 내 정성도 점차 식어가는 것 같아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은 일상의 단조로..

山村日記 2023.03.27

목 마른 그리움도 ....

​ ​ 마당에 생긴 물구덩이에 빗물 동그라미가 생기는 걸 보니 금쪽같은 봄비가 제법 내렸나 보다. ​ 그 바람에 10년과부 서방 기다리듯 하늘만 쳐다보며 갈증에 시달리든 작물들이 생기를 뿜어낸다. ​ 신생아 주먹손 같든 "머위"가 손바닥을 활짝 펴고 "아시 정구지"도 죽순 올라오듯 쑤~욱! 자랐다. 혹시나 뿌린 "상추" 새싹도 올라오기 시작인데 반가움 보다 걱정이 앞선다. ​ 초여름을 왔다 갔다 하던 날씨가 이 비가 끝나고 나면 다시 4 ~ 5도 수준의 초봄 날씨로 돌아간다니 혹시 서리나 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 그래도 좋다! 봄비가 내리니 .... 목 마른 그리움도 함께 녹아내리겠지.

山村日記 2023.03.23

콧구멍 바람 넣을 겸 ....

​ ​ 모임도 있고 콧구멍에 바람도 넣을 겸 "일광 해수욕장" 장어구이 집에 들렀더니 .... ​ 바다를 코앞에 두고서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한 맺힌 "아귀"들이 빨랫줄에 대롱거린다. ​ 산촌에 사는 촌 놈 입에서야 군침이 도는 먹거리지만 막상 바닷가 빨랫줄에 걸려 말라가는 고기들을 보니 사고 싶은 마음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 산촌에서야 대부분 씨앗을 뿌려 키워서 잡아(?) 먹는데 역시 어촌이라 고기 말리는 것 정도는 대수롭지 않는 일상인지 대롱대롱 매달린 고기의 비린내는 생활의 일부란다. ​ 감자 두 고랑, 도라지, 대파, 케일 씨앗 뿌리고 각종 모종 사다 심을 생각에 기온이 어떻게 변하는지 생각만 곤두세우는 내 속도 저놈들 비슷하게 말라간다. ​ 비가 좀 와야 할낀데 ....

山村日記 2023.03.20

삼국지 조자룡의 창 ....

​ ​ 작년에 "오폐수 처리" 시설한다고 집 뒤편에 하수관로를 파고 덮고 전기시설하고 아까운 머위 밭을 사정없이 뒤집어 놓았었더랬는데 .... 그 자리가 양지쪽이라 그런지 쑥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 아직 다른 양지쪽에 쑥은 이제 겨우 싹을 틔우는 판인데 저곳에 유독 쑥이 잘 자라있는 건 아무래도 땅을 파고 뒤집어 놓은 새 땅(?)이라 그런 것 같다. 정말 횡재한 거지 뭐 .... ​ 몸에는 머위가 더 좋을지 몰라도 먹는 데는 쑥이 훨씬 더 편하고 맛도 있기에 하늘이 준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있나? 오늘 저녁은 오리지널 쑥 국이다. ​ 나물 먹고 물 마시고 어쩌고 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것이 여러 가지 좋은 점도 많지만 농사일 할 땐 힘들고 수확해서 먹을 땐 좋은 게 사실이다. 간혹가다 이런 쑥 ..

山村日記 2023.03.15

저곳에 봄을 만들어 ....

​ ​ 그림같이 장만해놓은 밭고랑을 소낙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 "비 오기 전에 밭고랑 좀 만들어주라!" 관리기로 고랑은 만들어지는데 비닐까지는 씌우지 못하는 "여울이네"한테 부탁해서 만든 밭고랑이다. 신사임당 한 분을 호주머니에 찔러주긴 했지만.... ​ 극구 사양하는데도 어거지로 찔러 넣어주는 건 이제 맨몸에 호미 하나로 밭고랑 만드는 것도 힘든데 일주일 할 일을 30분 만에 해치웠으니 이 얼마나 속 시원한 일인지 모른다. ​ 한 줄기 소낙비가 그동안 가뭄으로 바짝 마른 흙에다 감로수를 듬뿍 뿌려준 것 같아서 더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젠 비닐 씌워 놓아도 수분이 한동안은 유지될 테니까 .... ​ 됐나? 됐다!로 언제라도 부부간에 읍내까지 나가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여울이네"같은 이웃이 ..

山村日記 202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