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콩잎김치와 궁여지책

혜 촌 2020. 7. 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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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도 우리 엄마처럼

건망증이 심한가 보다

지구를 청소하다가

수도꼭지 잠그는 걸

잊어버린 모양이다"라는

 

"조영주" 시인의

"장마"라는 시(詩)가 생각나는 요즘

 

빗속에 보드랍게 큰 콩 잎으로

물김치 담그는 양념물에 얇게 썬 양파와

빨간 고추, 파란 고추 켜켜이 넣어

"콩잎김치"를 또 담갔다.

 

내가 좋아하기도 하지만

장마 속에서 겁나게 자라는 채소들을

속절없이 늙힐 수 없어하는

궁여지책이기도 하다.

 

부추, 애호박, 감자, 풋고추, 부침가루의 대동단결에

죽어나가는 소주의 운명이 안타까운 산촌(山村)에 

오늘도 밤 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그리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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