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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라는 세상은 안 변하고
멀쩡히 땅속에 잘 묻혀있던 물통만 뒤집혔다.
원래 산수(山水) 여과하는 간이 물통으로 쓰던걸
지난해 포클레인으로 땅속에 묻어 김장김치나 무, 배추 등
잡다한 식료품 월동 저장고로 쓰고 있었는데
봄에 다 끄집어내고 빈 통으로 땅에 묻힌 채
초겨울 갈무리 시기만 기다리던 통이
지난밤 비로 땅 위로 솟구쳐 뒤집어진 거다.
가벼워서 물에 떠오른 것 같다.
비가 얼마나 많이 왔으면 저놈이 떠올라
뒤집어지도록 왔겠냐마는 저놈을
다시 땅속에 묻을 것인가? 말 것인가? 는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참에 세상도 한번 저놈같이 홀라당
뒤집어지면 어떨까?.
남자가 여자 되고 여자가 남자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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