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물 동냥 ....

혜 촌 2021. 1. 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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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동냥....

예로부터 배가 고파 "밥 동냥" 다녔다지만

"물 동냥" 다녔다는 이야기는 드문데

추워진 날씨가 꼼짝도 안 하고 종일 영하로만 맴도니

 

산에서 부터 얼어버린 산수(山水)는 "함흥차사"고

생활용수야 옥상 탱크 물로 버티지만

식수가 달랑~ 달랑~하니 여울이네 집으로 나섰다.

 

"물 좀 주소!"....

한 겨울이면 산수가 잘 얼어버린다는 거 잘 아니

"물이 안나오지예! 받아 가이소!"

커피까지 한 잔 끓여주며 반갑게 맞는다.

 

고로쇠 물통 두통에다 우유병 큰 거 일곱 병

저렇게라도 받아다 둬야 며칠 안심하고 쓴다.

갑자기 눈이라도 많이 오면 동네도 못 나가니

비상용 식수인 셈이다.

 

동네 수도 연결이나 지하수 파고 싶어도

워낙 산수가 맛있고 도롱뇽 가재가 사는 특급 수라

그 미련을 못 버린다.

 

어쩌면 이 맛에 산촌에 사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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