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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왔다.
2~ 3센티의 적은 눈인데 바람은 황소바람으로 불어
연약한 애기 눈은 다 날려 가 버리고
꽁꽁 언 얼음 눈 만 남아있다.
해발 800에서 내려오는 수압으로 얼지 말라고
밤새 틀어놓은 산수(山水)는 허무하게 얼어 버렸고
거친 바람에 산촌의 일상도 직무정지(?) 당했다.
영하로 지탱하는 낮 기온에도 다행히 내려오는
옥상 탱크 물과 이 그릇 저그릇 미리 받아 둔
비상용수로 당분간 버티는 일상이 언제 끝날지는
이 한파가 지나가 봐야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아궁이 가득 밀어넣는 군불의 따스한 온기도
잔불에 구워 먹고싶은 군밤의 고소함도
하루 종일 악다구니만 방송되는 TV의 징그러움....
일상에서의 자유로움과
세속(世俗)에서의 자유가 그리운 오늘
그날을 기다리는 달력의 마지막 숫자.... 2020. 12. 31.
딱! 하루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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