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누렁 덩이 호박처럼 ....

혜 촌 2021. 10. 1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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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렁 덩이 호박이 줄기가 다 마른 데다

올여름 잦은 비 때문에 같은 자세로 오래 있다 보니

"똥 구멍" 색깔이 별로라서 햇볕에 말리고 있다.

설마 치질이야 걸렸겠냐마는 워낙 개떡 같은 날씨라

그냥 두었다간 제 수명을 못 지킬 것 같아

일광욕으로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가져본다.

작년에 비하면 호박 덩치도 반으로 줄었고

수량도 반 이상 적게 수확되는 걸 보면

내 죄보다는 하늘의 죄가 더 큰 것 같다.

날씨를 개떡같이 관리한 죄 ....

그래도 못 믿어워 좀 부실해 보이는 놈 한 놈

배를 쫘~악! 갈라 속살이 어떤지 들여다보니

수줍은 "18세 순이" 허벅지 같다.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이

누렁 덩이 호박처럼 맛있어지고 있다.

 

 

 

 

 

 

#누렁덩이호박#치질#개떡같은날씨#일광욕#지푸라기#18세순이#허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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