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귀신 신나락 까먹을 소리....

혜 촌 2020. 11. 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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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세월의 저 편에 있었을 땐

동네 뒷산 묘지를 어느 집안의 몇 대 조인 지

묘사(墓祀) 지내는 날이 며칠인지를

귀신같이 다 외웠다  단자(?) 얻으러 다녔는데

요즘 세상엔 귀신 신나락 까먹을 소리다.

 

그래도 이곳 산촌에선 아직도 묘사 지냈다고

저렇게 봉지를 싸 들고 찾아오니

아름다운 풍습이 살아있는 건지 문명이

덜 발달한 건지 알 수는 없어도 반갑다.

 

막걸리 한 병에 민어(?) 몸통 반토막

갖은 부침개와 시루떡, 찰떡 한 조각씩

단감, 배, 대추 밤 과일까지 곁들였으니

무료한 일상에 한잔 술 하기엔 딱이다.

 

이가(李家) 집안 산소에서 한 봉지 박가(朴家) 집안

정가(鄭家) 집안 다 돌고 나면 그날 저녁엔

동네 사랑방이 술타령으로 난리가 나곤 했던 그 시절

 

아직도 그 처자,  총각 놈들 다 그대로 일 것 같은데

나만 홀로 이 먼 인생길 황혼에 서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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