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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세월의 저 편에 있었을 땐
동네 뒷산 묘지를 어느 집안의 몇 대 조인 지
묘사(墓祀) 지내는 날이 며칠인지를
귀신같이 다 외웠다 단자(?) 얻으러 다녔는데
요즘 세상엔 귀신 신나락 까먹을 소리다.
그래도 이곳 산촌에선 아직도 묘사 지냈다고
저렇게 봉지를 싸 들고 찾아오니
아름다운 풍습이 살아있는 건지 문명이
덜 발달한 건지 알 수는 없어도 반갑다.
막걸리 한 병에 민어(?) 몸통 반토막
갖은 부침개와 시루떡, 찰떡 한 조각씩
단감, 배, 대추 밤 과일까지 곁들였으니
무료한 일상에 한잔 술 하기엔 딱이다.
이가(李家) 집안 산소에서 한 봉지 박가(朴家) 집안
정가(鄭家) 집안 다 돌고 나면 그날 저녁엔
동네 사랑방이 술타령으로 난리가 나곤 했던 그 시절
아직도 그 처자, 총각 놈들 다 그대로 일 것 같은데
나만 홀로 이 먼 인생길 황혼에 서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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