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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잿빛 하늘이 일상을 억누러고 있으니
고독을 짓이겨 겨우 땜질해 놓은 그리움의 상처가
다시 진물이 나려 한다.
그 많든 "쑥부쟁이"와 "감국"도 점점 구경하기 힘들어지는 게
산촌의 자연환경 변화인지 기후변화 때문인진 알 수 없어도
지난해 산에서 캐다 심은 "구절초"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
어엿한 가을꽃으로 내 마음까지 붙들어 맨다.
음력 9월 9일께 아홉 마디가 되어 핀다는 구절초
"구절초 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 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이렇게 노래한 "김용택 시인"의 표현처럼 구절초 꽃 지면
찬 바람 부는 겨울이 시작된다고들 하는데
나는 아직도 가을 초입에서 헤매고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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