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일기

山村의 日常과 사랑을 전하는 풀잎편지

山村日記

같이 산 세월이 ....

혜 촌 2022. 5. 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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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머루와 다래가 있는 동네라서 당연히 "포도"도

재배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귀농 초창기에 두 포기 심었는데

웬걸 풀숲에서 목숨만 부지하고 있는 게 안타까워

재작년 밭 양지쪽 둑으로 옮겨 주었으나 한 놈은

올봄 저세상으로 가고 저놈만 생존의 몸부림인지

포도알이라도 달고 싶은지 마디마다 줄기를 뻗길래

다 정리하고 저 줄기만 남겨 두었다.

포도나무가 동네에 하나도 없는 줄도 모르고

내 뜻대로 심은 무지가 결국은 저놈들 고생만 시키는

우(愚)를 범하긴 했으나 이왕 같이 산 세월이 얼만데

그냥 살아 만 있어주면 좋겠다.

포도야 한 박스 사다 놓고 배 두드리면 되지만

이 동네 최초의 포도 나무라는 체통 마는 지켜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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