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고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지 아니면 한양에서 뺨 맞고 나한테 화풀이하는 건지 하루 종일 찌푸린 날씨에 저녁 굶은 시어머니 표정으로 좁쌀 만 한 우박까지 뿌리는 날씨 속에.... 벌써 열흘째 안 보이는 한쪽 눈과 씨름을 하며 풀 메서 고랑 만들고 비닐 쒸우고 감자 심고 "혀가 만발이나 빠지도록" 일하고 나니 춥다. 산촌에 봄이 오면.... 죽었던 시체까지도 일어나 일해야 하는 시기라 겨우내 고이 모셔 둔 씨앗들을 또 꺼냈다. 언제 심는 건지 확인하기 위해서.... 지난해 고운 지인이 보내준 꽃씨로부터 내가 꼬불쳐 온 온갖 채소며 꽃씨 등 이제부터 내가 또 챙겨야 할 그리움 열여덟 가지가 내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