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저 꿩이 고사리 밭에 내려오는데 저놈들도 지렁이를 좋아하는가 보다. 고사리 밭에 지렁이 많은 거는 어떻게 알았는지 마당이나 다름없는 저곳까지 스스럼없이 오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에 나왔거나 지렁이 맛에 취했거나다. 산에 사는 날짐승인 꿩을 매일 볼 수 있는 것도 흔치않는 일이긴 해도 꿩고기 맛을 아는 내 입장에선 볼 때마다 침을 흘려야 하니 이 또한 고역이다. 한때는 저런 놈들 잡아 먹으려고 낚시에다 까치밥 뀌어서 낚싯줄에 매달아 놓기도 하고 석궁(石弓)이라도 하나 살까도 했었지만 다 부질없는 욕심이란 걸 깨달았다. 산다는 게 다 이렇게 나눠먹고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것일진대....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온 세상에 자비로움만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