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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도 안 뿌린 수세미 새싹을 밭고랑에 옮겨 두었더니
내 팔뚝만 한 수세미 여덟 개를 키워냈다.
기특하게도 ....
서리가 내리고 찬바람이 불어도 껍질은 여전히 파란데
잎과 줄기는 다 시들어지고 쪼그라들기에 따서
혹시나 싶어 한 개를 먼저 잘라 가스불에 삶았다.
속이 물렁물렁하면 다 버릴 셈이었는데 웬걸
생각보다 천연 수세미가 여물고 단단한 게 아주 좋다.
내친김에 가마솥에 다 집어넣고 20분 정도 푹~ 삶으니
멀쩡한 거 열 개 정도 부실한 끝 만 잘라버리고
쓸만한 게 서너 개가 나왔으니 이만하면 완전 재수야! 다.
모종 값 한 푼 안 들인 공짜 천연 수세미 ....
옮겨주고 챙겨주고 다듬어주기 만 했는데도
천연 수세미를 선물로 주는 자연의 품속이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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