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길목 10월도 중순을 넘겼다. 두어 번 서리가 내렸어도 아직은 멀쩡한 듯 버티고 있는 땡감들의 허세도 이젠 감출 수 없게 되었다. 나무에 달린 채 홍시 만들어봤자 산새들이나 좋아하지 20여 년을 키워 온 내겐 덕 될게 하나도 없을 터 시간 나는 대로 생감을 따다 밤낮으로 깎고 말리고 죽을 둥 살 둥 매달리는 이유 딱! 하나 나눠먹기 위해서다. 맑은 가을 햇살에 사흘 말린 감 말랭이 하루 더 말리기 위해 말림판에 붙은 걸 뒤집으며 어쩔 수 없이 입으로 들어가는 달콤함과 쫀득함의 유혹은 뿌리칠 수 없는 본능이다. 매실액과 고추장에 어우러지는 감말랭이 장아찌 맛 손맛이라기 보다 차라리 자연의 맛이고 나눔 하려는 따뜻한 정(情)의 맛이 아닐까 싶다. 가을을 다듬고 가꾸어 나눔 ..